o 인문학으로 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8(비스카레트) o 인문학으로 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8(비스카레트) 구녕 이효범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9시 50분에 길을 나섰다. 환장하고 싶은 날씨이다. 구름 한 점 없이 하늘이 파랗다. 어제 이런 날씨였다면 얼마나 축복이었으랴. 부흐게테(Butguete)는 조그맣지만 정갈한 마을이었다. 중앙도로 양편으로 맑은 수로가 흐른다. 규모는 훨씬 작지만, 하이데거가 대학교수로 살았던 독일의 생태도시 프라이부르크를 닮았다. 우리나라 순례자는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아마 3시간 전에 피라미 떼처럼 이 길을 지나갔으리라. 그런 힘으로 우리는 세계 10대 강대국으로 일어설 수 있었으니, 무어라고 나무랄 일도 아니다. 이제 우리 순례자들과 좋은 인연 만들기는 어려워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