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범의 서평 7

리처드 니스벳의 생각의 지도를 읽고

o 리처드 니스벳의 『생각의 지도』를 읽고 구녕 이효범 우리가 편지 주소를 쓰는 방식은, 국가라는 넓은 곳에서부터 시작하여 내가 사는 좁은 곳으로 내려오는 방식이다. 그러나 미국인은 우리와 거꾸로 쓴다. 예전에 인기리에 상영되었던 미국 영화 ‘나 홀로 집에’를 보면, 주인공 케빈(맥컬리 컬킨)이 부모 말을 어겼기 때문에 그 벌로 자기 방에 갇혀 나오지 못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반에 우리는 예전에 아이가 잘못을 저지르면 아예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내쫓았다. 이런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모두 거론하려고 하면 몇 밤을 새워도 모자랄 것이다. 정말로 동서양의 기본적인 차이는 무엇이고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이런 의문에 대한 심리학적 탐구서가, 리처드 니스벳의 『생각의 지도』이다. 이 책은 2004년에 번역..

이효범의 서평 2021.02.21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o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를 읽고 구녕 이효범 서양철학자 중에서 전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슈퍼스타는 단연코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에 이미 방대한 니체 전집이 번역되었을 정도이다.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분석철학이 미국을 광풍처럼 휩쓸고 있던 1990년에도 프린스턴 대학 구내 서점에는 니체에 관련된 책이 여려 권 꽂혀 있었다. 또 그 대학 파이어스톤 중앙도서관 화장실에 가보니 이런 낙서가 적혀 있었다. “God is dead –Nietzsche, Nietzsche is dead –God.” 니체는 1869년부터 1888년에 이르는 20년 동안 집필활동을 했다. 니체는 이 짧은 기간에도 ..

이효범의 서평 2021.02.1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고

o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고 구녕 이효범 『명상록』을 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는 스토아(Stoa) 철학자이면서 로마의 황제이다. 스토아 철학은 알렉산더 대왕의 정복 전쟁 이후에 전개된 헬레니즘 시대에 등장한 철학이다.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와 더불어, 전쟁의 험난한 시대에 그래도 어떻게 하면 인간이 잘 살아갈 수 있을까를 모색한 생존을 위한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스와 로마의 거의 5세기에 걸쳐 진행된 스토아 철학은 보통 초기, 중기, 말기로 분류된다. 초기의 대표자는 스토아 철학의 창시자인 시티움 출신의 제논(Zeno of Citium)이다. 말기의 대표자는 세네카, 에픽테토스, 그리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이다. 에픽테토스는 노예 출신이다. 세속적 신분..

이효범의 서평 2021.02.15

몽테뉴의 수상록을 읽고

o 몽테뉴의 『수상록』을 읽고 구녕 이효범 이 시대에 1249(1330) 쪽의 책을 읽는 것은 미친 짓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방대한 책에 대해 독후감이 가능한 일일까? 더군다나 저자는 우리가 그의 책을 읽는 것은 한가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라고 고백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 시대이다. 나는 그렇게 좋아하는 해외여행도 못가고 어쩔 수 없이 집에 머물러 있지 않는가. 또한 금상첨화로 나는 퇴직하지 않았는가. 이렇게 시간이 통째로 주어졌는데도 그리고 얼마 전에는 고등학교 때 우리 반 반장 김대식 친구로부터 격려도 받았는데, 못 읽을 일이 무어란 말인가. 『수상록(Les Essais)』의 저자 몽테뉴(Michel de Montaigne)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프랑스 철학자이다. 그러나 ..

이효범의 서평 2021.01.21

우신예찬을 읽고

o 『우신예찬』을 읽고 구녕 이효범 침대 곁에 두고 자주 보고 싶은 책이 있다. 물론 종교를 가진 사람은 자기가 믿는 종교의 경전이리라. 나는 그런 책으로 서양의 인문학 분야에서 몇 개를 고르라면 그 중의 하나로 『우신예찬』을 들고 싶다. 『우신예찬』은 네덜란드의 신학자 에라스무스(Desiderius Erasmus Roterodamus)가 1511년에 쓴 책이다. 500년이 넘는 아주 오래된 책이어서, 문장이 길고, 정확이 이해하려면 서양 고전에 박식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그 내용은 지금 읽어도 전혀 진부하거나 낯설지 않다. 이 책은 15세기 말~16세기 초 유럽의 부패한 사회와 어리석은 사람을 재치 넘치는 해학으로 풍자한 책이다. 나는 시골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서,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 개발로 ..

이효범의 서평 2021.01.05

금강경을 읽고

o 『금강경』을 읽고 구녕 이효범 1) 金剛經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대승 불교의 대표 경전 중 하나이다. 금강경은 金剛般若經, 金剛般若波羅密經, 能斷金剛般若波羅蜜經이라고도 불린다. 敎보다 禪을 중시하는 중국의 선종에서도 이 경전을 所依經典으로 중시하고 있다. 그것은 선종의 6조 대사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개조라고 할 수 있는 惠能이 출가하기 전에 “應無所住而生其心(마땅히 머무르는 바가 없이 그 마음을 내어야 한다)”는 금강경 읽는 소리를 듣고 마음이 열리어 깨달았고, 그 후 이 경을 강조하였기 때문이다. 구마라습이 번역한 금강경에 대한 5家의 주석서인 『金剛五家解』에는 혜능의 口訣이 들어있다. 그래서 선종의 전통 속에 있는 우리나라도 이 경전을 매우 소중하게 다루었다. 고려 중기 知訥은 불교를 배..

이효범의 서평 2020.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