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스케치 26

세종 스케치(53, 54)

o 세종 스케치 구녕 이효범 (53) 세종 금강 변 제일의 경치에 우뚝 선 나성독락정(羅城獨樂亭) 적의 칼에 잘린 오른 팔을 화살통에 넣고 탐라를 정벌한 고려 장군 고려가 망하자 하늘 아래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고 은거한 임난수(林蘭秀)장군 오히려 세종은 그 충절을 기려 나성 땅을 하사하고, 그 나성은 세종의 중심지로 번성하고. (54) 우리 민중은 계룡산에서 새 나라 새 시대가 열린다고 믿었다 민족중흥의 기반을 다진 박정희는 계룡산으로 천도를 시작했다 깨어 있는 사람들의 열망이 모여 새 나라 새 시대를 만든다 세종이 위대한 새 나라를 만들었듯이 세종은 위대한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세종스케치 2020.06.24

세종 스케치(51, 52)

세종 스케치 구녕 이효범 (51) 금남면(錦南面) 두만리, 용담리, 용포리를 잇는 옛 국도 제1호선 6.25 전쟁 중에 부상당한 미국 병사가 끌려 걷던 길 한강 방어선이 뚫리고 금강 방어선이 무너져 북한군이 남하했던 길 치열했던 전투가 역사 속에 묻힌 세종의 동네길 (52) 조치원읍(鳥致院邑) 동쪽을 흐르는 조천(鳥川) 충남과 충북을 가르는 조천에 놓여진 조천교 밤늦게 술 먹다 12시 통행금지에 걸리면 휴전선 넘어가듯 전력으로 달려 다리 건너면 모든 게 OK.

세종스케치 2020.06.23

세종 스케치(48, 49)

세종 스케치 구녕 이효범 (48) 방축천(川) 한 가운데 200년 넘은 세 그루 왕버들 하나는 생생하고, 하나는 죽어가고, 하나는 죽었다 사람이든 나무든 현재 속에는 과거와 미래가 살고 있다 산 자나 죽은 자나 옹골진 몸짓으로 시간의 이빨에 맞서고 있다. (49) 이것은 전국에서 유명한 천안 병천 순대 이야기가 아니다. 오감 중에서 맛은 가장 치사하고 눈치 없는 것 부강옥(富强玉)에 가면 아리따운 아가씨가 벤츠를 몰고 오고 젊은 엄마와 어린 아들이 눈을 마주보며 느리게 순대를 먹고 있다.

세종스케치 2020.06.16

세종 스케치(46, 47)

세종 스케치 구녕 이효범 (46) 인생이 풀리지 않는 날은 부강 성당에 가볼 일이다 오래된 성당은 오래된 숲과 같다 오래된 기도는 오래된 보석과 같다 오래된 신앙은 오래된 친구와 같다. (47) 나는 매일 아파트 놀이터에서 세 번 놀란다 아이를 안고 나온 엄마가 너무 어려 보여 놀란다 그 아이에게 쏟는 정성이 너무 어른스러워 놀란다 그 광경을 바라보는 내가 너무 늙어 보여 놀란다.

세종스케치 2020.06.15

세종 스케치(44, 45)

세종 스케치 구녕 이효범 (44) 세종 미래엔 교과서 박물관에 가면 “영이야, 이리 와 바둑이 하고 놀자” 조개탄 난로 위 도시락 까먹으며 누런 교과서로 공부를 하여 G7에 초대받는 큰 나라가 되었다. (45) 삼천리금수강산이 건강하고 백성들이 보리 고개를 넘지 못할 때 부강(芙江)에는 후추처럼 매운 약수(藥水)가 있었다 그 붉은 물을 마시고 가난한 병자들이 치유되었다.

세종스케치 2020.06.14

세종 스케치(42,43)

세종 스케치 구녕 이효범 (42) 코로나 이후 아일랜드 더블린에 가서 글 쓰며 사는 일이 가능할까 코로나 이후 호주 태즈매니어 섬에 가서 트레킹 하며 사는 일이 가능할까 코로나 이후 그리스 델포이에 가서 명상하며 사는 일이 가능할까 퇴직한 후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도 슬퍼하지 않으련다, 세종에선 모두 가능하니까. (43) 걷다 보면 걷는 이유를 알게 된다 걷는 것이 사람을 온전하게 한다 세종에 난 아홉 가지 둘레길을 걸으면 몸에서 풀냄새, 바람 소리가 난다.

세종스케치 2020.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