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o ‘응’ 구녕 이효범 네가 무슨 말을 처음으로 할까 오랫동안 궁금해 했다 ‘엄마’보다 ‘아빠’를 먼저 하기를 은근히 기대도 했다. ‘응’이라고 엄마, 아빠 부를 때는 침묵하던 네가 언아 부르면 ‘응’이라고 은과 아사와도 구별하여 언아 부를 때만 ‘응’이라고 말끝이 올라가며 큰 눈이 성글성글 ‘응’이라고. 그래 ‘응’ 사람은 응답하며 떨어져간다 한 때는 신도 자연도 인간도 모두 하나였으리라 신비한 시간이 그 연결고리를 끊으니 각자는 제 길로 가 인간에겐 고독과 죽음이 오고 노동과 희망이 시작되었다. 이제 ‘응’ 의미있게 말하였으니 너는 네 길로 갈 것이다 네가 대답하기 전 나보다도 귀한 너를 안고 사랑과 기쁨을 노래하였다 노래로 불려 천 년을 이어가는 경전처럼 내 노래가 얼마만큼 네 마음속에 남을지 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