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인문학으로 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31(산티아고)o 인문학으로 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31(산티아고) 구녕 이효범 산티아고까지는 25km 남았다. 오늘은 15km만 걷고, 내일 새벽 동녘에 붉은 해가 뜰 때 개선장군처럼 포부도 당당하게 입성해야지 하고 계획했다. 그런데 숙소를 예약한 라바콜라(Lavacolla)에 오니 점심밖에 안 되었다. 오는 길이 상대적으로 파도가 잔잔했고, 내리막이었다. 그리고 알림판에 20km 남았다니, 가슴이 뛰기 시작했고, 등에 멘 배낭이 초등학교 때 허리춤에 찼던 도시락같이 가볍게 느껴졌다. 이 시골에서 하루를 썩을 수는 없다, 그냥 직진하자. 내가 누구인가. 개구멍이 전공이 아닌가. 산 마르코스(San Marcos)에 오니 길옆에 조그맣고 깔끔한 성당이 있다. 순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