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론

12. 진화심리학적 인간론

이효범 2022. 2. 7. 07:16

12. 진화심리학적 인간론

 

진화론의 관점에서 볼 때 자식은 부모에게 일종의 운반수단이다. 자식은 부모의 유전자를 그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수단이다. 자식이 없다면 그 사람의 유전자는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다. 유전자 운반수단으로서 자식이 이렇게 소중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자연선택이 부모에게서 자식의 생존과 번식적 성공을 보장하도록 노력하게 만드는 기제를 선호할 것이라고 보는 게 당연하다.” - 데이비드 버스의 진화심리학

 

12-1. 진화된 심리적 기제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은 인간 진화의 산물인 보편적인 인간 본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학문이다. 그런데 이 진화심리학은 인간본성을 진화된 심리적 기제(evolved psychological mechanism)' 혹은 '심리적 적응(psychological adaptation)'이라고 불리는 구성요소의 집합체라고 본다. 여기서 말하는 심리적 적응혹은 진화된 심리적 기제란 외부의 특정한 환경적 정보를 받아들인 다음, 이 정보를 변환하여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적응적 행동을 최종 산물로서 산출하는 정보처리 회로를 의미한다.

인간에게는 구체적인 적응적 문제를 잘 해결하게끔 특수화된 다양한 심리적 기제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주변 사람들의 얼굴 잘 구별하기, 무서운 포식자 피하기, 전염병에 걸리지 않기, 매력적인 여성 고르기, 신선한 음식 고르기, 자식들 잘 키우기, 배우자의 바람기 다스리기, 윗사람과 좋은 관계 유지하기 등등 생존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인간은 수백만 년 전 아프리카의 수렵 채집 생활에서부터 이런 문제들을 잘 풀게끔 심리적 기제를 진화시켜 왔다.

심리적 적응이란 자연선택과 자웅선택(생물의 암·수컷이 짝짓기를 할 때 상대의 색체·행동·울음소리 등의 상대를 끄는 특징에 영향을 받는다는 다윈의 학설)에 의해 이루어지는 진화의 산물이다. 인간은 심리적 적응 덕분에 생존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잘 풀 수 있었다.

주어진 환경에서 다른 경쟁 형질에 비해 조금이라도 더 개체의 번식을 높여준다면, 그 형질이 어떤 형질이건 그 형질이 선택된다. 이것이 다윈이 말하는 자연선택이다. 그러므로 모든 복잡한 적응적 형질은 종의 진화 역사를 통해 그 종의 선조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생존과 번식상의 중요한 문제들을 잘 해결하게끔 자연 선택에 의해 정교하게 설계된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점을 유전자 차원에서 본다면 서로 경쟁하는 유전자들 가운데 개체군내에 가장 잘 전파되는 유전자가 계속 선택되어 마침내 복잡한 적응이 생겨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개체군을 이루고 있는 개체들은 저마다 고유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생존과 번식 능력도 제각각이다. 가장 성공한 개체는 더 많은 유전 물질을 다음 세대에 전달할 수가 있다. 그 결과 전체 개체군은 점차 성공한 개체를 닮아간다. 자연선택이론에 따르면, 목 길이를 늘이는 유전적 능력은 기린마다 다르다. 가장 긴 목을 지닌 개체들은 더 많이 먹고 더 많은 자손을 남길 수 있다. 그 결과 기린 개체군의 평균 목 길이는 세대가 지날수록 길어지게 된다. 게다가 가끔 목 길이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돌연변이가 일어난다면 진화과정은 무한히 계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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