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범의 세종에서 보내는 편지

세종에서 보내는 편지(선에 대하여, 3)

이효범 2021. 7. 22. 07:04

o 세종에서 보내는 편지(선에 대하여, 3)

 

o 선에 대하여(3)

 

구녕 이효범

 

서양의 고전적 규범 윤리설들은, 삶에 대한 기본 신조에 따라 크게 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인생 또는 우주에 인간이 실현해야 할 목적이 있다는 목적주의 윤리설(teleological ethics)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설과 같은 헬레니즘 전통의 윤리설과 영국의 공리주의가 여기에 속한다. 다른 하나는 그런 인생의 목적은 없더라도 인간이 마땅히 따라야 할 보편적인 도덕법칙(도덕률)이 있다고 믿는 의무주의 윤리설(deontological ethics)이다. 모세의 십계명과 같은 히브리 전통과 칸트의 윤리설이 여기에 속한다.

 

목적주의 윤리설은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 목적이 결국 본래적인 선이 된다고 주장한다. 목적은 근본적으로 좋은 것이기 때문에 인간이 그것을 추구하게 되고, 인간이 이상으로 추구하니 결국 좋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에 의하면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에 따라 선이 무엇인가가 자동적으로 결정된다.

 

많은 사람들은 인생의 목적을 행복이라고 보았고, 다른 사람들은 쾌락으로 보았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인간성의 완전한 실현, 혹은 절대자나 인간에 대한 사랑, 혹은 인류에 대한 헌신 등 다양하다. 또한 어떤 사람은 인생의 근본 목적은 단 하나라고 주장(윤리적 일원론)하는 반면에, 다른 사람은 단 하나로는 치환되지 않는 많은 목적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윤리적 다원론). 또한 인생의 목적이 행복이라고 주장하는 행복론자도, 그 행복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고 물으면 설명은 수없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