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 86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6, 시간)

o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6, 시간) o 시간 구녕 이효범 새해 아침에 떠오르는 해를 보고 기도하듯이 살아라.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이 오늘 같으면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저주이다. 큰 물고기를 잡으려면 깊은 물에 그물을 던져야 하듯이 길게 살려고 발버둥치지 말고 깊게 살려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라. 잡은 물고기를 들고 갈 수 없을 만큼 새의 깃털처럼 영혼을 가볍게 하라. 평생 입고 다닌 이름은 나를 낳아준 부모를 빛나게 하는 것 내가 낳은 아이들도 즐거이 부르게 하라. 선물처럼 주어진 시간 노예가 아니라 주인으로 살아라.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5, 돈)

o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5, 돈) o 돈 구녕 이효범 스핑크스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아침에는 네 발, 점심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짐승이 무엇인가?” 물었듯이, 콜버그는 아이들에게 묻는다. “하인츠는 부인이 암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 같은 마을의 약사가 약을 발명했다. 하인츠는 모든 노력을 다했으나, 약값이 너무 비싸, 반 밖에 구하지 못했다. 약사에게 눈물로 사정했다. 약사는 매몰차게 거절했다. 하인츠는 결국 약방의 유리창을 깨고 약을 훔쳤다. 이 행위는 정당한가?” 콜버그씨에게 대단히 미안하지만, 하인츠가 돈이 많았다면 이 문제는 아예 성립하지 못했을 것이다. 돈은 인생의 문제를 해결한다. 돈은 황소처럼 힘이 세다. 돈이 없는 거리의 거지를 보라. 그는 어린아이가 조롱해도 성..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4, 길)

o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4, 길) o 길 구녕 이효범 되돌아보면 먼 길을 걸어왔다. 내가 선택한 길 같기도 하고 누군가가 등을 떠민 길 같기도 하다. 길 앞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다. 분명한 건 죽음이다. 죽음을 이기려고 길가메시는 길을 떠났다. 길가메시는 마침내 대홍수 이후에도 살아남은 우트나피쉬팀을 만나 소리친다. “내가 당신을 보니, 오 우트나피쉬팀이여! 당신의 모양이 다르지 않군요. 당신은 나와 같아요.“ 사람은 자기에게 돌아가기 위해서 길을 걷는다. 가장 먼 길은 어머니 손을 놓쳐 혼자 울면서 걸었던 산길이었다. 걷고 또 걸었지만 제 자리에 와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던 길이 가장 가까운 길이었다. 온통 그 사람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길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두 번 걷는..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3, 정신)

o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3, 정신) o 정신 구녕 이효범 돈도 아니다. 금도 아니다. 물도 아니다. 그렇다고 신도 아니다. 유일한 신비는 정신이다. 그것이 존재의 근거인지는 나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손처럼 실재함을 나는 안다. 그것이 불멸한지는 나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숨결처럼 현존함을 나는 안다. 정신을 억지로 두뇌 속에 가둔다 해도 두뇌는 1000억 개의 뉴론의 네트워크다. 셀 수 없는 별들이 박혀있는 우주보다 더 우주적이다. 바깥 정보가 네트워크를 돌다가 번개처럼 허공을 내려치는 것이 정신이다. 그것은 정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스스로 비추어 어둠 속의 만물을 드러낸다. 정신차려라! 벼락같이 때리지 못하는 정신은 정신이 아니다.

나이 7에 부르는 인생 노래(2, 청와대)

o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2, 청와대 ) o 청와대 구녕 이효범 청와대가 국민 품으로 돌아왔다. 이승만과 박정희의 집이었다. 다른 대통령 사진들은 한갓 장식 같다. 수족 같은 일꾼들을 경계 너머 팽개치고 근엄과 정숙과 근엄에 둘러싸인 곳 이런 깊은 산속 절간에서 역동적인 나라를 어떻게 이끌었을까? 여기는 새롭게 일어나는 땅이 아니다. 궁궐 뒤 망자들이 세상에서 물러나 쉬는 곳이다. 곤룡포를 벗어던지고 사방팔방 시퍼런 국민 눈 속으로 들어가라. 큰 원의 중심에 서서 그들의 한탄과 바람에 귀 기울이고 그들과 함께 울고 그들과 함께 웃어라. 70년 번영 뒤에 가장 높은 파고가 몰려온다. 우리의 어린 자식들이 떨고 있다. 간을 빼놓은 토끼처럼 영리하고 불을 품어대는 용처럼 용맹하라.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1, 나이 70)

o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1, 나이 70) o 나이 70 구녕 이효범 잘 지났다. 9라는 숫자를 은근히 조심했다. 앞으로 10년은 거뜬히 살 것이다. 긴긴 시간 무얼하며 살까? 젊은 여자 꼬시려면 돈이 많이 들겠지. 골프 비거리 낸다고 피트니스 가는 바보는 안 될 것이다. 인용은 그만하고 내 이야기를 하자. 아직도 푸른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선배는 많겠지만 건방진 소리라고 나무라지는 않을 것이다. 봄이 오면 꽃이 피고 가을이면 낙엽진다. 인생이 뭐 있는가 길거리에서 소리치는 놈이 장땡이지. 이 만큼 장대한 산에 올랐으니 쩡쩡 호랑이처럼 포효를 하자. 아직도 내가 살아있다고. 우리 인생은 기적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