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범의 세종에서 보내는 편지

탈레스를 찾아서1

이효범 2023. 6. 5. 06:49

o (11) 탈레스를 찾아서 1

 

구녕 이효범

 

탈레스(Thales, B.C 625? ~ B.C.545?)는 서양철학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그리고 그는 기원전 7세기에서 기원전 6세기 사이에 고대 그리스에 살았던 사상가와 정치가인, 일곱 사람의 현자(七賢) 중의 한 사람으로도 불린다. 중국 천추 시대의 칠현이 백이, 숙제, 우중, 이일, 주장, 유하혜, 소련인 반면, 그리스의 칠현은 클레오불로스(Kleobulos), 페리안드로스(Periandros), 피타코스(Pittacos), 비아스(Bias), 케일론(Cheilon), 솔론(Solon), 탈레스를 말한다. 탈레스가 현인이었다는 증거는 그의 일화에 잘 나타난다. 한번은 밀레투스의 어부가 그물로 세발솥을 끌어올렸는데, 누가 소유해야 할지 다툼이 생겼다. 결국 사람들은 델포이로 사람을 보내 신탁을 구했다. 그 신탁은 모든 사람 중에서 지혜가 으뜸가는 자에게 그 세발솥을 주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탈레스에게 그것을 주었다.

 

탈레스는 밀레토스(Miletos)에서 태어났다. 밀레토스는 그리스 사람들이 이오니아(Ionia) 지방이라고 부르는, 지금은 튀르키예(터키) 해안(소아시아 해안)의 중간 지대에 속한 도시이다. 여기에는 스미르나(이즈미르), 에페소스 같은 도시도 있다. 이 지역은 비옥했다. 이오니아 사람들은 동쪽으로는 동방 세계, 남쪽으로는 아프리카, 서쪽으로는 그리스 본토, 그리고 서부 지중해에 산재한 마르세유, 나폴리, 시라쿠사, 키레네 등과 같은 그리스 식민도시들과 활발하게 교역했다. 그래서 아테네가 기원전 5세기에 문화적 중심지가 되기 전에, 이 부유하고 개방적인 항구도시에서 먼저 학문과 동시에 철학이 발생했다.

 

밀레토스는 풍요로웠기 때문에 일부 시민 계층은 기원전 6세기에 최초로 일상적 생계유지를 넘어서서, 어떤 것을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300년 후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들을 평가한다. “여유를 가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철학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밀레토스는 3명의 탁월한 사상가를 배출했다.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Anaximandros), 아낙시메네스(Anaximenes)가 그들이다.

 

탈레스에 관한 이야기는 에피소드로 구전되었다. 대중에게 가장 많이 회자되는 에피소드는 플라톤의 테아이테토스에 나와 있다. 천문학에 골몰한 탈레스는 하늘만 바라보고 걷다가 빗물 통에 빠졌다. 이것을 본 어느 처녀가 그에게 비웃음을 던졌다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정치학에서 말한다. 탈레스가 너무 가난하여, 주위 사람들은 철학을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탈레스는 천문학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올리브의 풍년을 예측한다. 그는 시오스와 밀레토스 지역의 모든 방앗간을 빌려 가난한 소작인들에게 하나씩 임대했는데, 소작인들은 이로써 많은 돈을 벌었다. 또한 헤로도토스의 기록에 의하면 탈레스는 태양의 일식을 예견한다. 리디아와 메더 지역의 사람들은 전쟁을 치렀는데, 이때 탈레스의 예언이 적중한다. 이날은 기원전 585528일로 확인되었다.

 

명문 가문에서 태어난 탈레스는 정치적 판단력도 좋았다고 한다. 리디아의 크로이소스 왕이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지원군을 파병해달라고 요청했다. 탈레스는 상황판단을 면밀하게 한 후에 그 요청을 적극적으로 막았다. 그 전쟁을 페르시아가 이겼다. 페르시아는 지원군을 파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밀레토스를 파괴하지 않았다.

 

탈레스는 78세의 나이로 무리하게 운동 경기를 구경하다가 더위와 갈증, 그리고 노환으로 죽었다. 그의 묘비명에는 비록 여기 이 무덤은 작으나 그 명성은 하늘에 닿았으니, 보라. 가장 지혜로운 자인 탈레스의 무덤을.”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고 하나, 묘비는 전해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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