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창의적 사고의 요소

3. 창의적 사고의 요소

 

구녕 이효범

 

창의적 사고에서 요구하는 기능은 전반적인 사고 과정에서 요구되는 기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고 과정에서 개인이 경험하는 의식은 사람에 따라, 그리고 사고 과제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창의적 사고의 과정에서 개인이 동원하는 사고의 기능은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사실 이런 구분은 길포드(J.P.Guilford)가 한 것이다. 길포드는 창의적 사고를 확산적 사고로 생각했다. 그리고 확산적 사고의 요소로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 정교성의 네 가지를 들었다.

 

1) 유창성(流暢性, fluency): 창의적 사고의 목적은 궁극적으로는 보다 독창적이며 질적으로 우수한 아이디어를 산출하는데 있다. 그러나 우리가 목적을 너무 의식하고 강하게 목적에 구속을 받으면 결과적으로 목적 자체가 자유로운 사고를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창의적 사고의 궁극적인 목적이 보다 독창적이며 질적으로 우수한 사고를 산출하는데 있다하더라도, 사고의 과정에서 우선은 사고의 한계를 설정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가능한 한 많이 산출하고자 하는 유창성이 중요하다. 유창성은 특정한 문제 상황에서 가능한 한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능력이다. 유창성을 발휘하여 많은 아이디어를 발굴하다보면 그 과정에서 보다 질 좋은 아이디어를 얻게 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이렇게 볼 때 유창성은 창의적 사고의 과정에서 비교적 초기 단계에 요구되는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2) 융통성(融通性, flexibility): 융통성은 고정적인 사고방식이나 시각 자체를 변환시켜 다양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흔히 우리는 사회 일반의 지배적인 사고방식이나 자신에게 익숙한 관점에만 고착되어 문제를 해결하거나 결론을 내리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경직되고 상투적인 사고방식으로 사고를 하게 되면, 사고에서 진전을 이를 수 없게 되어 편협하고 진부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고정적인 사고의 틀을 깨고 발상 자체를 전환시켜 유연하고 융통성 있게 생각하는 것은 하나의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실생활의 복합적 문제 상황에서 특히 요구되는 것으로, 유창한 사고뿐만 아니라 독창적인 사고의 관건이다.

 

3) 독창성((獨創性, originality): 독창성은 기존의 것에서 탈피하여 참신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능력이다. 창의적 사고의 이상적인 목표는 사고의 독창성을 추구하는데 있다. 이러한 사고는 기존의 사고방식이나 다른 사람들의 문제 해결 방식으로부터 벗어나서 자기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산출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구안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에 의해 가능하다.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이미 내놓았거나 살아가는 방식을 그대로 따른다면 인간의 정신 또는 물질세계의 변화 및 발전에 별다른 기여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사고에서의 독창성이 요구되는 이유는 그것이 단기적으로는 문제 해결 상황에서 보다 더 효율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있게 하고, 장기적으로는 인간을 삶을 보다 더 의미 있게 하고 질적으로 고양시켜 준다는 데 있다.

 

4) 정교성(精巧性, elaboration): 정교성은 다듬어지지 않은 기존의 아이디어를 보다 치밀한 것으로 발전시키는 능력이다. 창의적인 사고 상황에서는 ‘좋은’이나 ‘실현가능성’ 등의 평가적인 준거를 처음부터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그러나 창의적 사고의 나중 단계에서는 가능한 한 다양한 측면에서 이미 산출된 많은 아이디어를 재료로 해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뽑아내고 이 아이디어를 최종적인 산출의 형태에 비추어 평가하고 정교하게 다듬는 사고가 필요하다.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의 사고과정을 살펴보아도 처음부터 완벽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는 증거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은연중에 떠오른 조잡한 아이디어라도 소중히 여기고 이를 발전시켜 훌륭한 아이디어가 되도록 정교하게 다듬는 활동은 창의적 사고의 최종적인 산출과 관련하여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