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재미난 후기가 달린 시(106, 6월의 숲)
o 6월의 숲
구녕 이효범
아카시아 향기 땅으로 흩어지고
밤꽃에 홀아비 잠 못 드는
6월의 숲으로
걸어서 들어가면
꽐꽐 쏟아져 내리는 푸르름
똑바로 바라볼 수 없는 눈부신 햇살
음이 실뱀처럼 바위틈에 숨고
온갖 새 짝을 찾는 양의 세상
멀쩡하게 살아계신 파란 하늘 아래
키 큰 미루나무 잎 바람에 취해
희미한 뒷모습 까 보이는데
무엇을 부끄러워 할 것인가
생명의 바다에 빠지면
봄밤에 저지른 죄마저 아름다워라.
후기:
5월은 신록이지만, 절정은 6월이다. 6월의 숲은 젊은 남녀의 근육이 옷 밖으로 터져 나오려는 것처럼 활력이 넘친다. 주체할 수 없는 푸른 생명이 사방팔방으로 에너지를 마구 뿌려댄다.
6월의 숲속에 땀 흘리며 걸어 들어가 자연과 하나가 되면 푸른 생명으로 질식할 것 같다. 그 순간 바람이 불어온다. 그러면 나는 세상의 잡다한 것들에 대해 초월해지고, ‘나는 자유인이다’라는 해방감을 느낀다. 6월의 숲속에서 생명의 환희를 맛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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