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론

4-1-5.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이효범 2021. 11. 14. 07:51

4-1-5.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구약 성서는 천 년 동안에 형성된 것으로 그 양식이 다양하게 바뀌고 견해 차이가 복잡하며 용어마저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사명에 대한 대답은 동일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스라엘의 구원자와 심판자로서, 인간의 창조자와 보호자로서 여호와는, 사람들을 자기의 사자로 내세워 인간의 사명이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알려 주었다.

우선 인간은 죽음의 것이 되지 않고 살도록 생명으로 결정된 존재이다. 여호와는 위협적인 죽음의 운명 속에 있는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수고한다. 여호와는 죽음을 기뻐하지 않고 오직 생명을 원하기 때문이다. 대홍수의 심판 이후 노아는 황폐해진 땅을 보고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을 가졌을 것이다. 그러자 하나님은 일방적으로 노아와, 다시는 모든 생물을 물로 멸하지 않겠다는 언약을 맺는다. 그리고 그 약속의 상징으로 무지개를 두셨다. 구약성서에는 죽음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어 있지 않다. 그렇지만 인간이 살 수 있도록 결정되었다는 방향은 분명히 드러난다.

그러면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그것은 동료를 사랑하고 모든 증오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십계명 중 하나는 살인하지 말라는 것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인간이 다른 인간을 죽이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생명체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을 죽이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피를 흘리는 자는 반드시 피의 보복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무릇 사람의 피를 흘리면 사람이 그 피를 흘릴 것이니 이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었음이니라.” 인간은 자기 동료들과 함께 살도록 결정되었다. 이런 사명을 그르치지 않기 위하여 이스라엘은 언제나 새로운 지시를 받았다. 그것은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고 나그네도, 심지어 원수도 배제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이 오직 공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또한 인간은 인간 이외의 피조물을 지배해야 할 사명이 있다. 그러나 그 지배는 만물을 제멋대로 파괴하라는 것이 아니고, 만물을 잘 보존하고 보살피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인간은 하나님을 찬양해야 할 사명이 있다. 하나님의 찬양이 중지되는 곳에서는 인간이 자기의 허약성과 자기의 능력 사이에서 나타나는 긴장을 오인하게 된다. 그런 곳에 있는 사람은 다시 비인간화되고 만다. 하나님을 찬양해야 할 인간의 궁극적인 사명을 시인은 자기의 찬양으로 포착하였다. 그 찬양이 시편으로 전승되었다. 여기서 시인은 역사와 피조물 속에서 겪은 경험을 통하여 성소로 들어가며, 하나님 앞에서 털어놓은 모든 탄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홀로 자비로우신 분을 찬양하고 있다.

인간은 찬양을 함으로써 아직도 탐구하여 얻지 못한 비밀을 얻는다. 그것을 통해 자기의 부분적인 지식은 하나로 온전해진다. 그러므로 찬양은 미지의 지식을 제공하며, 늘 위협받는 자기의 지식이 완전한 상태에 이르도록 해준다. 이처럼 찬양은 인생 최후의 사명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세계 통치의 궁극적인 사명도 나타난다. 즉 다양하고 분리된 온 인류가 사랑에서 결합되어야 할 사명이,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하여 연합될 때 비로소 성취된다. 찬양에서 인간의 사명이 진실로 인간적인 성취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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