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범의 시

재미난 후기가 달린 시(74, 포커)

이효범 2021. 7. 6. 19:02

o 재미난 후기가 달린 시(74, 포커)

 

o 포커

 

구녕 이효범

 

친구가 하늘나라에 올라가도

나는 따라 갈 수가 없으니

지상의 찬밥이라도 먹어야겠네.

밥을 먹었으니 남은 일이라도 마저 해야겠네.

일을 마쳤으니 이제 재미있게 놀아야겠네.

그런데 지상에서 친구의 몸이 사라지니

포커를 치며 함께 놀 수가 없네.

놀지도 못하니 일하기가 싫어지네.

일하기가 싫어지니 밥도 싫어지네.

밥도 싫어지니 살고 싶지도 않네.

내가 지상에서 살고나 있는 건가.

친구가 정말 하늘나라에 올라간 건가.

 

후기: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만난 50년 지기 친구가 암으로 고생하다가 하늘나라에 갔습니다. 나는 가끔 그 친구와 어울려 밤새도록 포커를 치며 놀곤 했습니다. 이제 혼자 남은 나는 포커도 못하고 친구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