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재미난 후기가 달린 시(74, 포커)
o 포커
구녕 이효범
친구가 하늘나라에 올라가도
나는 따라 갈 수가 없으니
지상의 찬밥이라도 먹어야겠네.
밥을 먹었으니 남은 일이라도 마저 해야겠네.
일을 마쳤으니 이제 재미있게 놀아야겠네.
그런데 지상에서 친구의 몸이 사라지니
포커를 치며 함께 놀 수가 없네.
놀지도 못하니 일하기가 싫어지네.
일하기가 싫어지니 밥도 싫어지네.
밥도 싫어지니 살고 싶지도 않네.
내가 지상에서 살고나 있는 건가.
친구가 정말 하늘나라에 올라간 건가.
후기: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만난 50년 지기 친구가 암으로 고생하다가 하늘나라에 갔습니다. 나는 가끔 그 친구와 어울려 밤새도록 포커를 치며 놀곤 했습니다. 이제 혼자 남은 나는 포커도 못하고 친구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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