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껴안다(시집)

3월의 나무

이효범 2020. 11. 16. 07:33

o 3월의 나무

 

구녕 이효범

 

 

언제부턴가 3월의 나무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낙원의 아담과 이브처럼

전라의 모습이 저렇게 고혹적일 수가 없습니다.

 

잔가지 하나하나 그 끝까지

물이 차오르는 모습을 보십시오.

 

주어진 공간을 균등하며

아 터질 것 같은 몸.

 

차라리 다음에 올 잎과 꽃은

남루한 옷과 같습니다.

 

나의 몸이 저처럼 힘찰 수만 있다면

나의 몸이 저처럼 순수할 수만 있다면

 

나도 대지 위해

저 태양 빛 속에

꼿꼿하게 벌거숭이로 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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