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84, 성인1)
o 성인1
구녕 이효범
붓다, 공자, 소크라테스, 예수는 다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들을 모두 성인이라고 부른다.
왜 그런가?
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살지 않았다.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와는 달리 수업료를 받지 않았다.
크산티페가 바가지를 긁어도 저녁에는 빈손으로 집에 들어왔다.
사시사철 맨발로 걷고, 외투 한 벌로 버텨
가난을 가난으로 여기지 않았다.
음식을 나눠주던 한 바라문이 탁발을 기다리는 붓다를 비난했다.
“사문이여 나는 당신과 다르게, 밭을 갈고, 씨를 뿌린 다음, 먹습니다.”
붓다가 게송을 읊었다.
“말씀은 씨앗, 감관을 지키는 단비, 지혜는 나의 멍에와 쟁기,
부끄러움은 쟁기자루, 삼매는 끈, 정념은 나의 쟁기날과 몰이막대,
몸가짐을 삼가고 말을 삼가고, 알맞은 양으로 음식을 절제하며,
진실함으로 잡초를 제거하는 낫을 삼고, 온화함으로 멍에를 내려놓습니다.
속박에서 평온으로 이끄는 정진, 그것이 내게는 짐을 싣는 황소,
슬픔이 없는 열반에 도달하고, 가서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바라문은 놀라 우유죽을 듬뿍 내밀었다. 붓다는 거절했다.
“나는 게송을 읊고 음식을 받는 사람이 아닙니다.
깨달은 이는 가르침의 대가를 바라지 않습니다.”
예수는 갈릴리 호수가 산 위로 올라가 가르침을 시작하였다.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주린 자는 복이 있나니, 너희가 배부름을 얻을 것이다.”
예수는 금욕주의자가 아니었다.
먹고 마시기를 좋아했고,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를 마련해 주었다.
그러나 인간의 삶이란 생계 이상의 것이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생계에 필요한 것이라면 하느님이 마련해 주실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니 돈을 신처럼 섬겨서는 안 된다.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인간은 보물을 땅에다 쌓아두어서는 안 된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해야 한다.
공자는 제자 중에 안회를 더욱 아꼈다.
“어질도다, 안회여! 한 그릇의 밥과 한 쪽박의 물을 마시며,
누추한 거리에 살고 있다면, 남들은 그 괴로움을 감당치 못할 것이어늘,
안회는 그 즐거움을 변치 않으니, 어질도다, 안회여!”
사마천은 노나라에 가서 공자의 묘당을 들러보고 소감을 밝혔다.
“역대로 천하에는 군왕에서 현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모두 생존 당시에는 영화를 누렸으나, 일단 죽으면 그것으로 그만이었다.
그러나 공자는 베옷으로 평생을 보냈지만, 여전히 그를 종사로 추앙한다.”
이들 네 성인은 가난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가 있음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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