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42, 카페)

이효범 2023. 8. 30. 08:10

o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42, 카페)

 

o 카페

 

구녕 이효범

 

한국에는 요즘 카페가 유행한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카페이다.

만나서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카페는 점점 커지고 화려해진다.

소크라테스 카페까지 생겼다.

카페지기 소크라테스가 공자, 예수, 붓다를 초청했다.

유난히 무더웠던 더위가 물러가고 있습니다.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는 처서가 코앞에 와 있네요.

커피를 드시면서 요즘 근황을 말씀해주십시오?”

그러자 근심 어린 표정으로 공자가 말을 받았다.

곧 한가위가 오는데 차례상 차린다고,

며느리들이 스트레스받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부담 없이 간소하게 지내세요.

조상들은 가족이 화목하기를 더 원합니다.”

예수가 말을 이었다.

가을에는 행사가 많아집니다.

날씨에 대한 기도가 끊이지 않아요.

누구의 간청을 들어주어야 할지 참 난감합니다.

하늘나라가 임할 것을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예수의 말을 듣고 있다가 붓다가 껄껄 웃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어머니들은 108배까지 하면서,

자식이 좋은 대학 가기를 빌고 또 빕니다.

노력한 만큼의 결과만 기원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허구한 날 아테네의 아고라를 맨발로 돌아다니며

소피스트들과 투쟁했던, ‘헤아릴 수 없는 사람소크라테스는

세 분과 함께 천천히 술 대신 차를 마셨다.

인생을 음미하는 시간이 아니고 마음을 여는 시간이었다.

한국에서 카페가 번성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