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41, 안타까움)

이효범 2023. 8. 29. 06:50

o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41, 안타까움)

 

o 안타까움

 

구녕 이효범

 

사람에게는 그냥 지나치지 못할 일이 있다.

예수에게 물었다.

인간에 대한 당신의 안타까움은 무엇인가요?”

예수는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를 쓰는 대신,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가리켰다.

나는 이들에게 입에 담기도 어려운 욕을 했습니다.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판결을 피하겠느냐.’

이들은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가식적이고 독선적인 이들은 사람들을 지옥의 자식이 되게 합니다.

너희 아버지의 자비하심과 같이, 너희도 자비하라고 외치는 나이지만,

이들의 위선적인 신앙을 나는 묵과할 수 없습니다.”

공자님은 어떠신가요?”

공자는 덤덤히 과거를 회상했다.

천하주유를 하던 어느 날 길을 잃었습니다.

자로에게 나루터가 어디 있는지 알아 오라고 했습니다.

흐르는 물이 바뀌지 않는 것처럼 천하 역시 마찬가지라며,

은자인 장저와 걸익은 끝내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때 몹시 실망했습니다.

새나 짐승과는 함께 떼 지어 살 수 없으니,

내가 사람들이 아니라면 누구와 함께 살고 있단 말입니까.’

천하에 도가 있다면, 나는 구태여 바꾸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상가(喪家)의 개라고 비난하면서 중단하라고는 하지 마세요.”

공자의 말을 듣고 있던 붓다도 과거를 회상했다.

끼사고따미라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외아들을 잃고 나에게 찾아와 아들을 살려달라고 간청했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사람이 죽은 적이 없는 집을 찾아가서,

겨자씨 한 줌을 얻어오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녀는 끝내 얻어오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창자가 끊어질 듯 절망했습니다.

그러나 그 절망 속에서 죽음의 본질을 직시하고,

죽음의 고통에서 해방되었습니다.

너무 모진 말이지만, 자신의 문제를 외부의 힘으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철학이 죽음을 연습이라고 믿는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법정에서 변명한 것을 떠올렸다.

배심원들은 소크라테스가 조금이라도 반성의 빛을 보이면.

사형을 선고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크라테스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는 등에처럼 아테네 시민들을 깨우도록,

신이 자신을 아테네에 보냈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정의에 어긋나는 어떤 일도 아무에게 하지 않았다고 열변했다.

그는 결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려운 것은 죽음을 면하는 것이 아니라,

비열함을 면하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여기에 한술 더 뜬 말이 배심원들을 분노하게 했다.

제 자식들이 성장하여, 덕보다도 돈이나 그 밖의 다른 것에

먼저 머리를 쓴다고 생각되거든,

또 아무것도 아닌데 무엇이 되기라도 한 양 생각하거든,

제가 여러분에게 한 것처럼, 꾸짖어 주십시오.”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말은 더욱 가관이었다.

저는 죽기 위하여, 여러분은 살기 위하여,

그러나 우리들 중의 어느 쪽이 더 좋은 것에로 가는지,

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