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8, 아름다움)

이효범 2023. 2. 1. 07:05

o 나이 70애 부르는 인생 노래(8, 아름다움)

 

o 아름다움

 

구녕 이효범

 

사랑에 눈 먼 젊은이여, 너의 사랑은 고결하다. 너의 사랑이 성취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도다. 그러나 젊은이여, 아름다움은 처녀의 몸을 즐겨 지나가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 때 아름다움과 몸이 하나라고 보아서는 안 된다. 그것은 종족을 보존하려는 자연의 간특한 계교이다. 속지마라. 부디 몸을 좇지 말고 아름다움을 좇아라. 몸은 물거품이고 허수아비다. 흔적 없이 사라지고 허망함만 남는다. 세상에 아름다움만이 영원하다. 아름다움은 오캄의 면도날을 좋아한다. 그 면도날로 불필요한 수염을 과감히 밀어버려라. A2+B2=C2. 얼마나 단순한 정리인가!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아름다움은 잡것을 싫어한다. 아름다운 사랑은 긴 변명을 요하지 않는다. 봄날 춘향은 하늘로 오르는 그네에서 몽룡의 시선을 직감했다. 꾸불꾸불 오는 가지 많은 길은 사랑의 길이 아니다. 첫눈 오는 날 우리가 나눈 첫 키스는 불에 달궈진 쇠처럼 두 몸이 녹아내렸기 때문이다. 첫 키스는 백금처럼 순수했다. 순수한 것은 쪼개지지 않는다. 젊은이여, 몸은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하고 푸석거리는 돌처럼 쪼개진다. 다시 당부하노니 몸을 좇지 말고 아름다움 그 자체를 좇으라. 아름다움은 황금분할이고 큰 양이다. 아첨을 싫어하고 겸손 위에 앉기를 즐겨한다. 가식 앞에서는 몸 둘 바를 모른다. 사랑하는 사람의 몸이 아름답다면 지나가는 우연의 선물에 기뻐하라. 그러나 몸에 머물러 있지 말고 태양보다 빨리 지나가는 아름다움을 집요하게 좇아가라. 용감하게 포옹하라. 아름다움과 하나가 되라. 그러면 아름다움이 떠난 처녀의 허망한 몸도 오래 오래 사랑하게 되리라. 그렇다. 아름다움은 슬픔 속에서 피어나는 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