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론

15-4. 비사교적 사교성

이효범 2022. 3. 24. 07:17

15-4. 비사교적 사교성

 

경건한 철학자 칸트는 의지의 자유뿐만 아니라 인간이 갖고 있는 악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자연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었다. 그러므로 인간은 스스로 자유의지를 통해 자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런 자연의 의도는 인간의 안녕이 아니라 인간의 자기평가의 개선이다. 또 자연은 인간이 상호적대감을 통해 협동의 길을 가도록 한다. 이것이 칸트가 말하는 유명한 비사교적 사교성( ungesellige Gesellingkeit)’이다. 인간은 사회적 사교성과 이기적 비사교성의 모순된 이중성을 가졌다는 말이다. 자연은 인간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사회성과 이기심 사이에서 갈등을 빚게 만들었다.

구약성경 창세기를 보면 아담과 이부는 금단의 열매를 먹은 후에 이성의 눈을 뜨게 된다. 이성의 눈을 뜨게 됨으로써 인류는 동물과 다른 길을 갈 수 있었다. 인간은 이성의 대가로 동물적 본능에서 벗어나 자유의 상태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인간은 불안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운명을 갖게 되었다. 즉 금단의 열매를 먹은 것은 도덕적 타락의 시작인 동시에 육체적 고통의 출발인 셈이다. 금단의 열매는 인간에게 동물에게 없는 이기심과 이성의 능력을 주었다. 자연의 역사는 신의 작품이기 때문에 선으로 시작하지만 인간의 역사는 인간의 작품이기에 악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므로 인간은 근원적으로 선하고, 근본적으로 악하다. 인간은 선으로의 근원적 성향과 악으로의 근본적 충동의 이중성이 있으며, 이것이 인간 내부에서 초점 불일치의 현상을 자아낸다. 이것이 감성과 이성의 부조화이다.

칸트는 “‘종교신앙을 구별하면서 신앙은 구체적인 제도의 모습으로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종교, 곧 도덕적 삶을 내용으로 하는 이성 신앙의 종교로 귀결한다고 보았다.”즉 종교적인 것은 도덕적인 것이고 거꾸로 도덕적인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종교적인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칸트는 예수야말로 도덕적 선의 완성으로 나아가는 인간의 이상이며 원형이라고 강조한다. 예수는 우리의 실천이성과 도덕적 선의지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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