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범의 시

재미난 후기가 달린 시(79, 나는 오래 살고 싶다)

이효범 2021. 8. 17. 06:18

o 재미난 후기가 달린 시(79, 나는 오래 살고 싶다)

 

o 나는 오래 살고 싶다

 

구녕 이효범

 

나는 오래 살고 싶다.

똑똑한 외손녀가 어느 대학에 들어갈지 궁금하다.

러시아 푸틴의 말로도 보고 싶다.

자유롭게 북한에 가볼 곳도 많다.

지구를 한 번 떠나보는 여행도 신날 것이다.

맘에 드는 책을 아직 쓰지 못했다.

기후변화로 지구 재앙을 원하지 않지만

위기를 타개하는 장한 모습을 보고 싶다.

과학이 더 발전하면 인간 정체가 규명될까?

신처럼 불사를 원하는 건 아니지만

120살까지 살고 싶다.

50년 후에도 세상에 적응할 수 있을까?

친구들과 골프는 몇 살까지 칠 수 있을까?

돈에 끌려 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먹고, 싸고, 사랑하는 일은 동일할 것이다.

이것마저 스스로 할 수 없다면

구차하게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

골치 아픈 귀신을 모시고

사람 몸으로 산 것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후기:

인간이라는 종에게 주어진 자연스런 수명은 알 수 없습니다. 성경에 보면 무두셀라는 969세까지 살았다고 합니다. 천년이면 삶이 지루할 것입니다. 그러나 120년은 어떨까요? 장수를 바라는 인류의 오랜 꿈에서 보면 축복이겠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지구와 후손에 너무 큰 부담을 주는 과욕일지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오래 살면서 과연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가 중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리 가치 있는 일인지 심각하게 숙고해 봐야 할 것입니다. 개인의 수명은 인위적인 노력도 영향을 주긴 주겠지만 많이는 하늘의 뜻인 거 같습니다. 하늘이 허락한 시간, 지상에서 인간으로 살면서, 나는 무엇을 했고, 또 무엇을 바라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