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에 관한 좋은 문장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복

이효범 2020. 12. 1. 08:53

한 가족이 주말여행을 가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중앙선을 넘어온 덤프트럭을 피하려다가 차가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진 것이다. 운전을 하던 아버지와 조수석에 탄 딸은 중상을 입었지만, 뒷좌석에 탄 어머니와 남동생은 가벼운 상처만 입었다.

아버지와 딸은 오랜 기간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특히 딸은 다리를 크게 다쳐서 평생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할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 중학생이던 딸은 자신이 불구가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딸은 사람 만나기를 꺼려했고, 걸핏하면 부모에게 화를 냈다. 그 딸에게 유일한 위안은 같이 사고를 당한 아버지였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던 아버지도 다리를 크게 다쳐서 목발을 짚고 다녔던 것이다.

아버지는 딸이 불구가 된 것은 운전을 한 자기 탓이라 여기고 딸의 투정을 다 받아주었다. 그래서 딸을 자주 공원에 데리고 나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 부녀 옆에는 목발 네 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세월이 흘러 딸은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온 가족들도 딸의 대학 입학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참석했다.

입학식이 끝나고 가족들은 식사를 하기 위해 학교 앞 식당으로 가고 있었다.

그때 한 아이가 길가에서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벽에 부딪힌 공이 도로로 튕겨나가자 아이는 공을 줍기 위해 무작정 차량들이 내달리고 있는 도로로 뛰어들었다. 그때 마침 시내버스가 전속력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아이가 차에 치여 죽을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바로 그 순간, 믿어지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목발에 의지하여 걷고 있던 아버지가 목발을 내던지고 도로로 뛰어든 것이다.

아버지는 공을 줍고 있던 아이를 안아들고 반대편 도로로 피했다. 그야말로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딸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교통사고로 수 년 동안 목발을 짚고 다니던 아버지가 멀쩡한 모습으로 꼬마를 안고 서 있었기 때문이다.

곁에 있던 어머니가 딸의 손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애야, 사실 네 아빠는 다리가 아프지 않단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버지는 평생 목발을 짚고 살아야 할 너를 위해 당신도 목발을 짚고 다니기로 했단다. 사랑하는 딸과 아픔을 같이 해야 된다고 하시면서 말이다.”

멀쩡한데도 일부러 저를 위해 지금까지 목발을 짚고 다니셨다는 말씀이세요?”

그래, 이 사실은 나에게만 말씀해주셨지.”

딸은 건너편 인도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바다보다 넓은 아버지의 사랑에 딸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박정혜,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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