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빈집
구녕 이효범
빈집이 아름다워라
비워 있어 더욱 아름다워라
흰 구름 종일토록 마음 없이 흘러가는 곳
세상에서 가장 선한 사람들
석양에 등을 펴고 마음 향하는 동구
반은 사람이 짓고
나머지 반은 자연이 짓는 집
외따로 남루 입은 사람처럼 서 있는 집
주인이시여 들어오소서
달빛처럼 들어와 편히 쉬소서.
빈집이 아름다워라
비어 있어 더욱 아름다워라
오래인 기다림 응답을 기다리는 곳
먼 길을 돌아서 홀로인 사람
별빛에 눈물 머금고 하늘 우러르는 언덕
반은 사람이 짓고
나머지 반은 자연이 짓는 집
고요에 몸을 떨며 운명처럼 서 있는 집
주인이시여 들어오소서
바람처럼 들어와 편히 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