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5, 돈)
o 돈
구녕 이효범
스핑크스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아침에는 네 발, 점심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짐승이 무엇인가?” 물었듯이,
콜버그는 아이들에게 묻는다.
“하인츠는 부인이 암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 같은 마을의 약사가 약을 발명했다.
하인츠는 모든 노력을 다했으나, 약값이 너무 비싸, 반 밖에 구하지 못했다.
약사에게 눈물로 사정했다. 약사는 매몰차게 거절했다.
하인츠는 결국 약방의 유리창을 깨고 약을 훔쳤다. 이 행위는 정당한가?”
콜버그씨에게 대단히 미안하지만,
하인츠가 돈이 많았다면 이 문제는 아예 성립하지 못했을 것이다.
돈은 인생의 문제를 해결한다.
돈은 황소처럼 힘이 세다.
돈이 없는 거리의 거지를 보라.
그는 어린아이가 조롱해도 성낼 힘이 없다.
진정코 사람다운 사람이 아니다.
아침밥을 먹어야 예의를 차리고
은행에 지킬 것이 있어야 용맹스러워진다.
콜버그의 답변에서 최고의 도덕적 단계는 칸트이다.
“스스로 도덕법칙을 입법하고, 그것을 자율적으로 지킨다.”
그러나 그런 경지는 돈으로 살 수 없다.
안중근의 애국은 돈의 문제가 아니다.
돈으로 다하지 못하는 세상에 있다.
그런 세상을 모르는 자는 지극한 행복을 맛볼 수 없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머지않아 돈으로 개를 복제하듯 사람을 복제하는 날이 올 것이다.
출생이 더 이상 신비와 선물이 아니라
공장에서 원하는 대로 마구 찍어내는 신세계이다.
돈은 주인 없는 칼이다.
시퍼런 칼날이 우리의 정수리를 겨누고 있다.
처음에는 술처럼, 사람이 돈을 만들지만
어느새 돈이 돈을 만들고
이윽고 돈이 신처럼, 인간을 만든다.
이것이 인간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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