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범의 세종에서 보내는 편지

7-3. 끈기 있는 추진력과 과제에 대한 몰두

이효범 2022. 8. 11. 10:48

7-3.  끈기 있는 추진력과 과제에 대한 몰두

 

장애에 부딪치더라도 계속하려는 의지, 즉각적인 보상이 없다 하더라도 동기를 유지하는 것, 오랜 기간이 지나도 과제에서 빗나가지 않고 초점을 맞추는 것 등이 창의성에 중요하다.

많은 창의적 연구자들은 창의성에 있어서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높은 수준의 창의성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에 상당 기간 집착하여야 한다. 사람들이 어떤 일을 창의적으로 해낼 수 있기 위해서는 유발된 동기를 계속 유지하고 그것에 집중하여야 한다. 창조에는 집중과 몰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창의적인 사람은 정신상태가 온전한지 의심받기도 한다. 그러나 창의적인 사람은 비난을 기꺼이 참아내며 자신의 능력에 집중하고 약점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스타코(Starko)는 학생들이 작문하는 것을 관찰하여, 작문을 잘하는 학생들은 의식적으로 이리저리 궁리하여 글을 짓는데 비하여, 작문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어떤 생각이 튀어나오기만을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작문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서 자기의 생각을 발전시켜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학생들이 단 한 번의 실패를 전 과정의 실패로 생각한다면, 그들은 창의적으로 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다. 추진력과 과제에 대한 몰두야 말로 창의적인 성과에 가장 핵심적 요소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남이 부과한 과제를 할 때가 아닌 스스로 선정한 과제를 할 때에 열심히 그리고 끈기 있게 한다. 그러므로 어떤 학생이 수학 과제를 잘못한다고 해서, 혹은 과학 실험을 잘못한다고 해서, 그 학생을 창의성이 없어서 그렇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만일 학생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과제를 부과해 놓고 거기에서 학생들에게 열심히 할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유치원 아동들이 상상의 마을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고, 고등학생들이 자기가 취미 있어 하는 일에 몰두하는 것을 우리는 자주 본다. 학교 교육에서 주어진 획일적 교육과정 때문에 이러한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창의성의 싹을 자르는 것과 같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내면의 동기나 창조하려는 열정, 외부에서 주어지는 목표가 아닌 자신이 선택한 또 다른 목표를 성취하는 것이 신성한 의무라는 믿음에 따라 움직인다. 그들은 자신이 설정한 목적을 향해 스스로에게 지시적이다. 그리고 엄청난 인내심을 갖고 자신의 일에 에너지를 열정적으로 쏟아 붓는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해결될 때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근면성이 있어야 한다. 사고에서의 집착성은 하나의 문제를 그것이 해결 때까지 계속 물고 늘어지는 태도이다. 이렇게 하면 새로운 해결책이 떠올라 의외로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 창의적 사고의 단계 중에 부화의 단계가 있다. 인간의 사고란 문제 상황이 두뇌에 자리하고 나서 한참이 지난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윌리엄 고든은 모든 문제는 실패의 위험을 동반한 채 우리 앞에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공의 기회는 실패할 수도 있다고 하여 그 자리에서 체념하지 않고, 또 아무리 힘들어도 성공하리라 결심한 사람만이 갖는다(그렇다고 반드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또한 창조적인 사람은 필요한 만큼의 노력을 기울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천재는 99퍼센트의 땀과 1퍼센트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고 한 에디슨의 말은 바로 이러한 몰두를 의미하는 것이다. 조지 버나드 쇼의 말 역시 같은 의미이다. “내가 젊었을 때 한 일 중 열에 아홉은 실패했다. 나는 실패자가 되기 싫었으므로 열 배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워드 가드너는 창의적 사람들은 자주 몰입의 감정 상태를 추구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나름대로 탄탄한 실력을 갖춘 음악 연주자들은 익숙한 곡을 정확히 연주하면서 몰입상태를 경험하게 되고, 젊은 연주대가들은 연주하기에 가장 어려운 곡에 도전하고 싶어진다. 오랜 연륜을 쌓은 거장들은 익숙한 곡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하거나, 겉으로는 단순해보이지만 실제로는 청중을 사로잡는 어려운 작품을 다시 집어든다. 이렇듯 창의적인 사람들은 좌절을 겪더라도 자신의 전문분야에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마치 도박판에서 판돈을 올리듯 보상받지 못할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도전한다.

흔히 창의성은 노력 없이 타고난 천재적인 능력에 기인한다고 잘못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창의성은 기존의 것과의 새로운 결합에서 기인한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기존의 것을 통달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의미에서 창조는 불가능하다. 말콤 글래드웰은 ?아웃라이더(outliers)?에서 이것을 ‘1만 시간의 법칙으로, 하워드 가드너는 이것을 ‘10년의 법칙으로 정리했다. 10년의 법칙이란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적어도 10년 동안 공을 들여야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정한 분야에서 10년을 끈기 있게 몰두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힘들고 쓴 과정 후에 딸 수 있는 성공의 열매가 창의성인 것이다.

그리고 창조적인 사람이 열심히 일하는 것은 그들이 문제에 집중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맞지만, 그들이 갖는 경쟁심에 기인하기도 한다. 이때의 경쟁심은 통상적인 타인과의 경쟁이 아닌 아이디어와의 경쟁을 의미한다. 그들은 아이디어의 도전을 인격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