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범의 세종에서 보내는 편지

5-3. 문제를 해결하는 6단계

이효범 2022. 6. 20. 06:11

5-3.  문제를 해결하는 6단계

 

? 1단계: 문제 덩어리 찾기

여기에서는 우리가 다루려고 하는 도전, 기회, 관심사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던져보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말하는 문제의 덩어리라는 것은 뒤섞여 있고, 막연하고, 일반적이며, 잘 정의되지 않은 상태이다.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나 어떤 과제에 직면한다. 이 과제 중에서 찾으려는 혼란 더미가 있다. 이 단계의 주요 목적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일반적인 목표를 찾아내거나, 창의적 문제 해결의 출발점을 찾아내는 일이다. 이때의 문제의 덩어리 찾기란 대답해야 할 물음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일 수 있고, 돌파해야 할 난관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일 수 있으며, 생각해 내야 할 아이디어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문제의 덩어리 찾기는 확산적 과정과 수렴적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제의 덩어리 찾기의 확산적 과정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가능한 모든 도전과 기회를 파악하기 위하여 일반적인 과제 영역에 대하여 전체적인 윤곽을 그려보는 것이다.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기 위해서는 우리는 당면한 과제를 넓은 관점 혹은 시야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한 지역에 관한 지도를 그린다고 할 때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은 우리가 서 있는 장소의 높이에 따라 제한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지역의 지형을 보다 더 잘 알기 위하여 부근 일대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높은 산으로 올라갈 것이다.

과제 영역에 관한 전체적인 윤곽을 그리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당면한 과제 영역 속에 있을 것 같다고 생각되는 가능한 모든 기회와 도전거리를 찾아봄으로써 시야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찾아진 문제 덩어리들은 우리가 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초점을 분명히 해주고 방향을 잡아줄 것이다.

문제 덩어리 찾기에서의 수렴적 과정은 노력의 방향을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려고 하는 목표에로 향하는 과정이다. 이 때 준거가 되는 것은 흥미, 중요성, 절박성이다. 다시 말하면 여러 가지의 문제 덩어리들 중 우리에게 흥미가 있는 것, 중요한 것, 절박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 2단계: 자료 찾기

이 소단계에서 우리는 문제의 덩어리를 시험하는 데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많고 다양한 여러 자료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이 단계는 정보(情報, information), 인상(印象, impression), 지각(知覺) 혹은 느낌을 얻기 위하여 그 상황을 검토하는 단계로, 문제를 더 잘 이해하는 데에 어떤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지를 결정한다.

자료 찾기의 확산적 국면에서 할 일은 가능한 모든 자료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것은 중요한 자료를 간과하거나 놓치는 것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여기서 말하는 자료란 정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상 받은 것, 관찰한 것, 느낌, 물음 등이 포함된,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 필요한 상황 내의 요소나 요인에 관한 모든 지식을 말한다. 이런 자료를 생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방법의 하나는 5W 1H이다. 5W 1H란 누가(who), 언제(when), 어디에서(where), (why), 무엇을(what) 그리고 어떻게(how) 했는가를 알아보는 방법이다.

자료 찾기의 수렴적 국면에서는 확산적 국면에서 찾은 많은 정보, 물음, 느낌을 분류하고 거르고 조직한다. 각 자료들은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그 중요도, 가치, 의미가 서로 다를 것이다. 이들 자료들 중에는 당면한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혼란을 가져오기만 하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자료들은 걸러져야 한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조건 방대한 양의 자료가 아니라, 중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 서로 묶여 있는 것과 따로 떨어져 있는 정보를 구분해낼 수 있는 명확한 안목이다. 자료 찾기의 확산적 국면이 관련된 모든 조각들을 확인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면, 수렴적 과정은 그 조각들을 모으고 재조직하여 당면한 문제의 실체를 파악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료 찾기의 수렴적 국면을 거치고 나면 우리는 방대한 자료들을 이미 알고 있거나 곧 알 수 있는 것, 꼭 알아야 할 것, 더 알기를 원하는 것 등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 3단계: 문제 발견하기

이 소단계에서는 앞 단계에서 찾아낸 일반적인 목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 그것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형태의 구체적인 문제를 찾아내는 단계이다. 이 소단계의 확산적 국면은 문제와 하위 문제들에 대하여 여러 가지로 진술해보는 것이다. 수렴적 국면은 진술된 여러 가지 가능성 중에서 구체적인 문제를 고르거나 구성하는 것이다. 앞 단계에서 가장 의미 있는 자료가 이 소단계에서 활용된다고 할 수 있다.

창의적 문제 해결 과정 모형에서의 문제 찾기는 보통 말하는 문제 발견하기와는 그 의미가 다르다. 여기에서는 대안적 문제(代案的 問題)가 진술된다. 이 대안적 문제 진술이란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해볼 수 있을까?’하는 식으로 가정법 표현으로 나타내보는 것이다. 영어로는 ‘in what ways might we'와 같은 식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각 단어의 머리글자만을 따와서 IWWMW이라고 한다. 진술된 문제 중에서 어떤 것을 고르느냐에 따라 그 해결책도 달라진다. 문제의 진술이 포괄적일수록 가능한 해결책의 범위도 넓어진다.

 

? 4단계: 아이디어 찾기

이 소단계의 성격에 대해서 사람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 그 한쪽의 주장은 이 소단계가 아주 재미있고 시간가는 줄 모르는 과정이라는 것이고, 다른 한쪽의 주장은 매우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과정은 이 양자를 다 포괄하는 것이다. 그것은 즐거운 일이기는 하지만 그냥 본성이 시키는 대로만 해서는 되는 그러한 일은 아니며, 노력과 인내심과 향상심이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궤도에 오르면 우리는 그것을 하지 않으면 못 배길 정도가 된다. 스스로 열을 내서 할 수 있는 단계가 이 단계인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려고 하는 것은 이 소단계가 창의적 문제 해결 과정의 여러 단계 중에서 특히 중요한 단계이며, 따라서 흥미와 노력 양자를 다 가지고 이 소단계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소단계도 다른 소단계와 마찬가지로 확산적 국면과 수렴적 국면의 두 국면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특히 확산적 국면이 중요하다. 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찾을 때에는 앞에서 언급하였던 창의성의 요소가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즉 그 아이디어가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 정교성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확산적 국면에서 브레인스토밍, 스캠퍼, 형태학적 조합 등의 여러 창의적 기법들이 사용된다. 수렴적 국면은 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가장 유망하거나 흥미로워 보이는 아이디어가 선택되는 측면이다.

 

? 5단계: 해결책 찾기

이 소단계에서는 그럴듯한 아이디어들이 분석되고, 정교화 되고, 개선되고, 강화된다. 어떤 때에는 이 단계의 초점은 아이디어를 분류하고, 좁히며, 선정하는 데에 모아지고, 또 다른 때는 아이디어에 대한 평가 기준을 만들고 그것을 적용하는데 모아진다.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평가할 많은 가능한 기준들을 생각하는 것이 확산적 국면이라면, 아이디어를 평가할 중요한 기준들이 선택되고 이 기준들로 다시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것이 수렴적 국면이다.

 

? 6단계: 수용 가능한 해결책 고르기

이 소단계에서 우리는 가장 그럴듯해 보이는 가능성을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보고, 실제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다른 사람의 관점은 종종 나와 다르면서도 더 객관적인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이 소단계에서는 변화를 만들고 처리하는 일, 개발된 해결책을 실행에 옮기는 일 등을 다룬다. 확산적 국면에서는 아이디어의 실행에 도움을 받거나 저항을 받을 수 있는 원천이 고려된다. 그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들이 확인된다. 수렴적 국면에서는 가장 유망한 해결책에 초점을 모우고, 그 해결책을 이행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이것은 결국 제안된 해결책 중 어느 것이 가장 타당한가를 정하고 그것을 실행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6단계의 문제 해결과정은 언뜻 보아 직선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제해결 과정이 이런 순서로만 진행되는 것일까? 어떤 경우는 그 과정이 보다 복잡하고 비직선적이며 모든 과정을 밟지 않고 생략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버팔로 대학팀들은 초기보다 유연성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이들은 작업 평가(task appraisal)와 과정 계획(process planning)이라는 구성 요소를 6단계에 덧붙였다. 이런 요소들은 문제해결과정 동안 계속해서 행동을 계획하고 모니터하고 조절한다. 작업평가는 주어진 일에 문제해결과정이 적절한지의 여부, 문제 해결자의 접근법을 수정하는 것이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문제해결과정이 관련된 일에 적절하고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문제 해결자는 과정 계획으로 넘어가서 위에 제시된 6단계의 과정 중 어떤 단계에서 시작하여 어떤 단계를 거쳐 어떤 단계에서 종료할 것인지에 대해 계획을 세우게 된다.

푸키오(Gerard J. Puccio)6단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람마다 선호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이것을 4가지로 구분하였다. 명료화하는 스타일(Clarifier)는 문제 해결에 대한 아이디어나 해답을 찾기 전에 문제를 명확히 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아주 조심스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며, 과연 이 문제가 합당한 것인지 확인하기를 좋아한다. 이 스타일의 사람들은 매사 분석하기를 좋아해서 때로는 분석 마비증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

아이디어를 내는 스타일(Ideator)은 아이디어를 내기를 좋아하고, 문제의 세밀한 면보다는 크고 전반적인 상황에 관심이 많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가능성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즐기며 자신의 상상력을 자유롭게 펼쳐보고자 한다. 때때로 문제 해결에서 직관적인 접근을 하고 추상적인 사고를 즐긴다. 발전시키는 스타일(Developer)은 문제 해결을 위한 가능한 해결책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세분화하며, 장점과 단점을 생각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디어를 좀 더 활용 가능 하도록 세련되게 만드는 일이나,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단계를 미리 생각하기를 즐긴다. 문제의 완벽한 해결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 반쯤 다듬어진 아이디어를 아주 훌륭하게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행동을 옮기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실행하는 스타일(Implementer)은 문제 해결의 아이디어가 나오면 즉시 실행에 옮기려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아이디어가 열매 맺도록 하는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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