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에 관한 좋은 문장들

양념 장어

이효범 2022. 3. 18. 08:10

오늘도 쉰이 넘은 아들은 팔순 노모를 집에 두고 집을 나셨다. 집을 나서려는데 노모가 부르셨다.

얘야, 이따가 들어올 때 양념 장어 좀 사가지고 오려무나. 진작부터 양념 장어가 먹고 싶었다.”

, 그럴게요.”

그러시면 진작 말씀을 하시지요.”

한편으로 진작 신경 써 드리지 못한 것이 죄송하기도 했다. 일을 마치고 들어오면서 양념 장어를 사서 정성껏 포장해서 가지고 왔다.

어머니 어머니가 드시고 싶어 하시는 양념장어 사가지고 왔어요. 맛있게 드시고 기운내세요.”

맛있게 생겼다.”

그리고 드시더니 몇 젓가락 드시고 젓가락을 내려 놓으셨다. 아까까지는 그렇게 먹고 싶더니 비린내가 나서 못 먹겠다. 나는 더 못 먹겠으니 너나 다 먹어라.”

그러시면 두었다가 나중에 드세요.”

아니다. 식으면 맛도 없고 두었다가 상하기 쉬우니 네가 지금 먹으면 좋겠다.”

, 그럼 제가 먹을게요.”

나중에라도 드시고 싶으시면 언제라도 말씀해주세요. 또 사다가 드릴게요.”

노모를 위해서는 무엇이나 해드리려고 애를 쓰지만 정작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천 원 한 장도 아끼는 아들은 어머니의 말씀을 거역하지 않고 남은 것을 맛있게 먹었다. 다음 날 아침 아들은 어머니가 옆방에서 전화하시는 소리에 잠을 깼다.

요즈음 우리 아들이 입맛이 없는지 통 밥을 못 먹어.”

내가 먹고 싶다고나 해야지 무엇을 사오니 이렇게라도 몸 보신을 시켜야지. 그렇지 않으면 몸 망가지겠다 싶어서.”

아들은 노모가 전화하시는 소리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양념 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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