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범의 시

재미난 후기가 달린 시(61, 2월)

이효범 2021. 2. 28. 19:43

o 재미난 후기가 달린 시(6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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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녕 이효범

 

머리만 있고

꼬리가 없는 행운처럼

게으른 사람이 우물쭈물하다가

문득 고개를 들면 사라지는 달.

우수지나 경칩.

기러기 북쪽으로 돌아가고

동면하던 개구리 놀라서 깨면

팝콘처럼 터지는 매화.

서둘러라.

인생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으리.

지금 신발 끈을 동여매지 않으면

고운 노을이 지는 가을 저녁에

사랑하는 사람과 춤출 수 없으리.

 

후기:

2월은 112달 중에 가장 짧은 달입니다. 1월도 31, 3월도 31일이니까, 그 사이에 낀 28일만 있는 2월 달로서는, 낀 세대처럼 참으로 억울할 것입니다. 3일이면 무엇이든 作心을 할 수 있는 긴 시간입니다.

달이라는 시간의 마디가 비록 인간이 인공적으로 구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마디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자연이 만든 것입니다. 2월은 추위가 물러가고 크게 해지는 立春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대동강물이 풀리고, 좋은 씨앗을 고르는 雨水를 지나,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는 3驚蟄으로 이어집니다. 한 마디로 2월은 꽃이 시작되고 생명이 약동하는 계절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계절에 생명이 그렇듯이 시간은 화살처럼 흘러갑니다. 더군다나 2월은 상대적으로 짧은 달이다 보니, , 2월이 왔네, 반가워했는데, 벌써 끝나갑니다. 참으로 아쉽습니다.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는 것 같아 마음은 더욱 공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