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에 관한 좋은 문장들

한순계의 효행

이효범 2021. 2. 16. 08:07

파주에서 태어난 한순계는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어려서부터 놋그릇을 만드는 유기장이 되어 어머니를 모셨다. 그는 재물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어머니를 봉양할 수 있을 만큼의 돈만 벌려고 하였다. 그리하여 유기그릇을 비싸게 팔지 않았으며 일이 끝나면 어머니가 즐기시는 음식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렸다. 그러던 어느 날 연로하신 어머니가 병상에 눕게 되었다. 여러 의원을 찾아 약을 써보았으나 어머니의 병은 점점 깊어만 갔다. 마침내 어느 용하다는 의원이 산비둘기를 넣어 약을 지어 드리면 어머니의 병이 나을 수 있다고 말하였다. 온갖 방법으로도 산비둘기를 구하지 못한 순계는 결국 자신이 직접 산으로 가서 잡으려고 결심을 하였다. 떠나기 전날 순계는 목욕재계하고 상천에 산비둘기 한 마리를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빌었다. 그런 다음 새벽길을 재촉하여 산등성이를 넘는데, 동이 틀 무렵 어떤 사람이 와서 묻는 것이었다.

저는 김경백이란 포수인데 혹시 한순계라는 사람을 알고 있습니까?”

깜짝 놀란 순계는 어떤 연유로 자기를 찾고 있는지를 물었다. 그랬더니 포수가 새벽에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 한 늙은 노인이 나타나, ‘어제 잡은 산비둘기를 들고 서쪽에 있는 고개를 넘어가면 정신없이 고개를 넘어오는 사람이 있을 테니 그 산비둘기를 그에게 건네주어라. 그는 산비둘기를 꼭 구하려고 애쓰는 효자이다.’라고 말해서 이렇게 달려오는 중이었소.”라고 말했다.

이 같은 아들의 지극한 효성에 어머니는 천수를 누리다 세상을 떠났다. 그러자 한순계는 유기를 만들던 대장간도 그만 두고 어머니의 산소 옆에서 여묘살이를 하면서 청정한 생활로 일관하였다. 그리고 여묘살이를 하는 동안 천자문을 공부할 것을 결심하였다. 효도하면서 자기 계발을 도모한 것이다. 그는 3년 동안에 천자문으로 학문의 이치를 깨달았으며, 그 후 성현의 각종 책을 독파하여 학자의 경지에 도달하였다. 화담 서경덕은 그를 문하생으로 받아들였고, 그는 율곡과 우계와도 친교를 맺으며 도학을 논하였다. 그들은 효자 한순계를 시은(市隱)이라 부르며 존경해마지 않았다. <한순계(韓舜繼)의 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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