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에 관한 좋은 문장들

아버지를 위해 숨겨둔 선물

이효범 2020. 10. 3. 06:09

독일의 낭만주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인 요하네스 브람스의 아버지는 호른과 더블베이스를 연주하는 유랑 악사였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도 어린 아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훌륭한 작곡가가 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주었다. 그리고 브람스가 세상에 널리 알려진 뒤에도 아버지의 형편은 예전보다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는 자신이 직접 연주해서 번 돈으로 생계를 꾸려갔다. 브람스는 아버지께 몇 번이나 용돈을 드리려고 했지만, 자존심이 강한 아버지는 좀처럼 받지 않으셨다. 그래서 브람스는 아버지를 돕고 싶을 때면, 언제나 아버지가 혹시 기분이 상하지나 않으실까 염려했다.

연주를 위해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하던 브람스는 오랜만에 아버지를 찾아갔다. 아버지는 여전히 자신의 힘으로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었다. 브람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그 동안 못했던 대화를 나누었다. 음악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브람스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기운이 없거나,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또는 아버지께 용기를 불어 넣어줄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끼실 땐 저기 책장에 꽂혀 있는 헨델의 사울이란 옛 악보를 펼쳐 보십시오. 아버지께서 필요로 하시는 것을 꼭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얼마 후, 브람스의 아버지에게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생겼다. 아버지는 혼자서 끙끙 앓다가 예전에 아들이 했던 말을 기억해 내고, 책장에서 낡은 악보를 찾아 펼쳐 보았다. 아버지는 책장을 넘기며 아들의 이런 세심한 배려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브람스는 아버지를 위해 책갈피마다 지폐를 정성스럽게 끼워 놓았던 것이다. <아버지를 위해 숨겨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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