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떠나 객지생활을 하는 이탈리아인이 있었다. 그는 여동생과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지만 부득이하게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에 각자 살림을 하고 있었다. 그저 몇 달에 한 번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찾아뵐 때나 겨우 얼굴을 볼 정도였다. 어머니는 어쩌다 고향을 찾는 두 자식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며 객지생활에 혹 어려움은 없는지 늘 노심초사했다.
어느 날, 고향에 다니러 온 아들을 배웅하고 돌아온 어머니는 혼자 멍하니 방안에 앉아 허전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어머니는 어젯밤 아들과 나눈 대화가 생각났다.
“네 동생은 만난 지가 얼마나 되었느냐?”하고 어머니가 물었을 때 아들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3개월쯤 됐습니다. 워낙 바쁘다 보니까…….”
말꼬리를 흐리는 아들의 대답에 어머니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순간 어머니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얼마 후 아들은 이상한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수신인이 그와 여동생으로 되어있는 편지는 분명히 어머니가 보낸 것이었는데 기이하게도 봉투 안에는 1쪽과 3쪽만 들어 있었다. 어렵게 시간을 맞춰 여동생과 만난 그는 나머지 2쪽과 4쪽의 편지가 여동생에게 보내어졌음을 알았다.
그 이후로 그와 여동생은 매달 어머니에게서 반쪽 편지를 받았다. 그때마다 그들은 어떤 바쁜 일이 생긴다 해도 꼭 만나서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내곤 했다.
<어머니의 반쪽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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