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에 관한 좋은 문장들

내훈(효친장1)

이효범 2022. 9. 17. 07:04

문왕(文王)이 세자로 있을 때에 부친 왕계(王季)에게 조배하시되 매일 세 번씩 하였다. 첫닭이 울면 옷을 차려 입고 침실 문 밖에 이르되 내시에게 묻기를 오늘 안부가 어떠하시오?” 내시가 대답하기를 편안하십니다.” 하고 대답하면 매우 기뻐하였다. 한낮에 이르러 또 이같이 하였으며, 저물 무렵에 이르러 또 이같이 하였다. 그러다가 편안하지 못한 데가 있어서 내시가 문왕께 아뢰면, 문왕의 안색이 근심으로 가득 차고 바르게 걷지도 못하며, 부친 왕계가 회복되어 수라를 전같이 하신 후에야 역시 이전처럼 문안을 드렸다. 수라를 올릴 때에는 반드시 차고 더운지를 살펴보고 수라를 물릴 때에는 그 수라에 대해서 여쭈어 보며, 맛이 변변치 않을 때에는 선재(膳宰)에게 명하여 다시를 그러지 말라.” 이르고는 하는 문답을 들은 연후에야 물러났다.

문왕이 병들자 무왕(武王)이 관과 띠를 풀지 않고 받들더니, 문왕이 한 번 식사하면 역시 한 번 하고, 문왕이 두 번 하면 역시 두 번 식사를 하였다.

공자가 이르기를, 무왕 주공은 그 효도가 지극한데 무릇 효도란 사람의 뜻을 선하게 이으며, 사람의 일을 선하게 따르는 것이다. 그 지위를 밟고, 그 예를 행하며, 그 음악을 연주하고, 그 존경하던 것을 공경하며, 그 친해하던 것을 사랑하고 또한 죽음을 섬기되 산사람을 섬기듯 하며, 돌아가신 부모 섬기기를 살아있는 분을 섬기듯 하니 이는 바로 효도가 지극함이니라.

맹자가 이르기를, 증자(曾子)가 증석(曾晳)을 봉양하되 반드시 술과 고기를 갖추어 내더니, 상을 물릴 때에는 반드시 누구에게 줄 것인가를 물으며, 남은 것이 있느냐고 물으면 언제라도 반드시 있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증석이 죽거늘 증원이 증자를 봉양하되 반드시 술과 고기를 갖추어 내더니, 상을 물릴 때 누구에게 주는가를 묻지 아니하고, 남은 것을 물으면 대답하기를 없습니다. 장차 다시 내오라고 하겠습니다.” 하였다. 이는 소위 입과 몸만을 봉양한 것으로, 증자는 가히 뜻을 봉양하였다고 말할 수 있으나, 어버이 섬김은 증자처럼 해야 한다.

증자가 이르기를, 효자의 노인 봉양하는 법은 마음을 즐겁게 하고, 뜻을 거스르지 않으며, 귀와 눈을 즐겁게 하고, 잠자리와 거처를 편안하게 하며, 음식을 정성껏 대접해야 한다. 이런 까닭으로 부모가 사랑하는 것을 역시 사랑하고, 부모가 공경하는 것을 역시 공경하며, 개와 말에 이르러서도 다 그렇게 하지니, 하물며 사람에게 이르러서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공자가 이르기를, 부모가 낳으시고 대를 잇게 하셨으니 이보다 더 큰 것이 없고, 임금과 어버이가 가까이 계시니 두터움이 이보다 소중한 것이 없다. 이런 연유로 그 어버이를 사랑하지 않고 남을 사랑하는 사람을 일러 도리와 의리에 어그러졌다고 하며, 그 어버이를 공경하지 않고 남을 공경하는 사람을 일러 예의에 어긋났다고 한다.

효자의 부모 섬김은, 거처하실 때 공경스럽게 받들고, 지극히 봉양할 때 즐겁게 받들며, 병이 나시면 염려하고, 상을 당했을 때는 슬픔을 다하며, 제사를 지낼 때에는 엄숙함을 다해야 한다. 이 다섯 가지를 모두 갖춘 연후에야 능히 부모를 섬길 수 있는 것이다.

부모를 잘 섬기는 사람은 위에 있을지라도 교만하지 않고, 아래에 있다 하더라도 어지럽지 않으며, 같은 자리에 있어도 다투지 않는다. 윗자리에 있으면서 교만하면 망하고,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혼란스러우면 형벌을 받게 되며, 같은 자리에 있으면서 다투면 병란을 일으키게 된다. 이 세 가지를 없애지 않고는 날마다 삼생(三牲)의 고기를 바쳐 봉양한다하여도 오히려 불효하는 것이다. (昭惠王后, 내훈, 2孝親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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