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호머 사피엔스 사피엔스
호머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해부학적 관점에서 현대인과 같은 신체적 특징을 가진 현생인류를 말한다. (넓은 의미의 호머 사피엔스는 호머 사피엔스 사피엔스(신인新人)와 호머 사피엔스 네안데르탈렌시스(구인舊人)를 포함한다) 옛 호머 사피엔스에서 호머 사피엔스 사피엔스로의 진화는 대략 4만년에서 3만 년 전 사이에 걸쳐 일어났다. 고고학적으로는 후기구석기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 이것을 대전이大轉移라고 부른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대전이는 그 지역 토착집단이 스스로 진화해서 일어났거나, 진화를 마친 다른 집단이 이입해서 일어났다. 이들이 현생 인류로 진화한 것은 도구의 전문화와 이에 따른 신체 각 부위의 도구적 기능감소 때문이다.
체질적인 변화는 앞니 크기의 현격한 감소, 안면 하부의 앞으로 튀어나온 정도의 감소, 미궁골의 감소와 궁극적 소멸이라는 점에서 가장 뚜렷하다. 이러한 진화과정은 3만 년경에 일단락된다. 진화과정은 범세계적으로 발생했지만 각 지역마다 형성된 형질적이고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약간씩 다른 형태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서유럽에서는 신체의 크기가 증가한 반면, 아프리카 남부에서는 감소했다. 즉 아프리카 남부에서 작은 키는 덥고 건조한 기후에 대한 효율적인 적응의 방편인 동시에, 사냥에 있어서 독이 널리 사용되면서 신체의 강고함이 그리 많이 요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서유럽에서는 주로 순록과 같은 이주성 군집동물들을 사냥하던 집단에게는 큰 키가 보다 유리했기 때문이다. (고고학사전 참조)
완전한 현대형의 인간으로서 잘 알려진 가장 오래된 것은 3만전부터 1만 5000년까지 생존한 크로마뇽인이다. 그들은 해부학적으로 현생 호모 사피엔스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이다. 그들에게서는 약간 후퇴한 아래턱과 상당히 두드러진 눈두덩뼈를 볼 수 있는데, 두개골은 우리의 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두개골의 상부는 구형球形을 이루고 있으며, 얇은 뼈 속에 고도로 발달한 뇌를 싸고 있다. 얼굴은 대략 수직 상태인데 아래턱뼈가 안면보다 후퇴해 있기 때문에, 코가 독특한 모양으로 앞쪽으로 돌출해 있다.
이들 현대인을 닮은 사냥꾼들은 후기 빙하시대의 변화무쌍한 기후에서 살아남았다. 그들은 무한한 창의력과 적응력, 독창성과 순발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여러 가지의 새로운 기술을 써서 돌 이외의 많은 수에 이르는 자연 재료에 손을 가하여, 다양한 도구를 제작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실을 꿸 수 있게 귀가 뚫린 ‘바늘’을 발명하였다는 점이 놀랄만한 일이다. 이것은 불의 사용에 비견할 만한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다. 수만 년 동안 네안데르탈인들은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하여 망토처럼 동물의 가죽을 몸에 걸쳤다. 하지만 크로마뇽인은 바늘을 이용하여 몸에 꼭 맞는 여려 겹을 덧댄 옷을 만들었다. 그들은 일 년 중 대부분의 기간 동안 옷을 여러 겹 입고 겉에 가벼운 파카를 걸쳤는데, 이렇게 하면 열이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또 열이 올라 땀이 차면서 체온을 떨어뜨리는 현상도 방지할 수 있다.
유창한 언어능력과 인지능력, 풍부한 영적 생활도 크로마뇽인을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하였다. 네안데르탈인과 달리 이들은 상상력을 동원해 노래와 이야기, 주술의식으로 그들이 사는 세상을 이해하려 하였다. 3만 년 전 동굴에 벽화를 그려 넣을 만큼 상징적 기호에 능숙했고, 상아라든가 사슴의 뼈와 뿔로 회화나 조각의 흔적을 남겼다. 라스코와 알타미라, 쇼베 등의 동굴 벽화에 이들의 흔적이 남아있다. 이러한 그들의 예술 작품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이루어져 왔다. 그 가운데 한 해석은, 이것들이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연계의 여러 양상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묘사하는 일을 통해서 인간과 자연을 통제하려고 시도한 증거라고 보는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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