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에 관한 좋은 문장들

박문수가 본 효도

이효범 2020. 10. 15. 09:17

옛날 조선조 영조 때 암행어사로 이름을 펼친 박문수가 어사가 되어 조선팔도를 돌아다니는데 한 번은 현풍에 사는 곽씨들이 효자가 많다고 해서 현풍에 들렸다. 그때가 마침 저녁때라 해가 서산에 넘어 가고 있었는데 오두막집이 하나 있어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더벅머리 총각이 나무를 해 가지고 와서 나무를 부려 놓더니 지게를 갖다 두고 마루턱에 턱 걸터앉았다. 그러자 어머니로 보이는 안노인이 수건으로 얼굴의 땀을 닦아주고 신발과 버선을 벗기더니 물을 떠다가 발도 씻어 주는 게 아닌가. 그런데 이 총각은 손끝 하나 까딱 안 하고 늙은 어머니가 하는 대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래서 이를 지켜보던 박 어사가 저런 불효자식이 어디 있나? 현풍은 효자가 많다고 이름이 나고 효자 열녀의 정문도 많은 곳인데 어찌 저런 불효자식이 있단 말인가?”라고 중얼거리면서 그 총각을 불렀다.

다 큰 녀석이 늙은 어머니가 땀을 닦아주고 발을 씻겨 주어도 너는 손 하나 까딱 않고 어머니한테만 시키니 이런 불효가 어데 있느냐?”

그랬더니 이 총각이 하는 말

예에, 손님한테는 제가 하는 것이 대단히 불효하는 것같이 보이실 테지요. 그러나 저는 어려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저 하나를 바라보고 사시는데 저한테 좋은 일이나 궂은일이나 다해 주시는 것을 낙으로 알고 사시니 어찌 어머니가 낙으로 삼으시는 일을 하시지 말라고 하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어머니가 하시는 대로 그대로 두고 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자 박 어사는 듣고 보니 그렇구먼. 내가 미처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했네.” 사과하면서 그래그래 부모의 낙을 막지 않는 것이 진정한 효도이구 말구.”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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