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범의 시
재미난 후기가 달린 시(118, 새해 풍경, 셋)
이효범
2023. 1. 20. 09:42
o 재미난 후기가 달린 시(118, 새해 풍경, 셋)
o 새해 풍경, 셋
구녕 이효범
어느 봄날
조그만 산골에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던 늙은 사냥꾼이
막상 자유가 주어지자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도 잊고
공짜라고 술을 잔뜩 마시고
비둘기를 만진다는 것이
독사를 만졌다네.
오래 동면했던 독사도 깜짝 놀라
사냥꾼의 목을 물었다네.
어느 가을날
조그만 산골에
잡은 것을 모두 팔아도 독을 뽑지 못한
늙은 사냥꾼은 사라지고
푸르고 깊은 독을 입속에 감추고
외나무다리 밑으로 독사도 사라졌다네.
산골 사람들 쉬쉬하며 조심하는
먼 옛날 조그만 산골 이야기
후기:
사람 사는 마을에는 늘 슬픈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렇잖아도 미친 개 같은 푸틴으로 촉발된 세계 전쟁의 위험과 경제적 위기로, 새해 들어 사람들은 더욱 위축되고 긴장하고 있는데, 거기에다 문학마저 똥 같은 지저분한 이야기로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문학은 사람들에게 위안과 위로를 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