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상의 효
진(晉) 나라 때 낭야라는 곳에 천성이 선량하여 사람을 대함이 겸허하고 온화하며 또한 매우 효성스러운 이가 있었는데, 그의 성은 왕(王), 이름은 상(祥)이라 하였다. 그가 어렸을 때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자 아버지가 재혼하여 성이 주(朱)씨인 부인을 맞이하였다. 이 계모는 마음이 편협하여 자비롭고 인자한 마음이라고는 조금도 없이 시시때때로 왕상을 구박하기 일쑤였다. 계모는 그의 아버지 앞에서 늘 왕상의 험담을 하였는데 험담이 잦아지자 아버지까지도 점점 계모의 말을 믿게 되어 왕상을 냉담하게 대하기 시작하였다. 왕상은 이렇듯 많은 억울함을 당했지만 조금이라도 부모를 원망하거나 한탄한 적이 없었으며, 여전히 정성을 다하여 부모께 효도하였다. 어느 해 왕상의 계모가 신병으로 자리에 눕게 되었다. 그의 계모는 한 가지 음식을 특히 좋아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신선한 생선을 먹는 것이었다. 그러나 때는 겨울철이었으므로 날씨는 매우 춥고 도처의 강이 모두 얼어 버렸으니 어떻게 신선한 생선을 얻을 수 있단 말인가? 왕상은 얼어붙은 강가에 나가서도 적당한 방법을 강구할 수 없게 되자 하는 수 없이 자신의 웃옷을 벗어 알몸으로 얼어붙은 강 위에 누워 자기의 체온으로 꽁꽁 언 강을 녹이고자 하였다. 그러자 잠시 후 그의 효심이 하늘을 감동시켰는지 갑자기 얼어붙은 강이 갈라지며 구멍이 나더니 잉어 두 마리가 튀어 나왔다. 왕상은 너무나 기뻐서 살아 있는 잉어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 계모로 하여금 드시게 하였다. 그 잉어를 먹은 왕상의 계모는 몸이 점차 쾌유되고 아울러 마음도 착하게 되어 왕상을 친아들 이상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24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