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스케치
세종 스케치(22, 23, 24, 25)
이효범
2020. 5. 11. 20:39
세종 스케치
또박 이효범
(22)
인생이 시시해진 사람은 세종화장터에 가볼 일이다
산자는 울고 죽은 자는 말이 없다
한 되 반 밀가루 같은 뼛가루가 우리가 지상에 남기는 마지막 결실
목숨 걸고 깨닫고 몸 바쳐 사랑한 것만 하늘에 오른다.
(23)
금강물은 똑바로 흐르지 않는다
똑바른 건 자연이 아니다
똑바로 가는 길은 인생길이 아니다
나아가고 들어오고 또 나아간다.
(24)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100년 넘게 아직도 짓고 있다
거피 자판기에 손을 넣고 기다리는 우리 국민
10년 안에 못할 것이 무엇인가.
(25)
펼쳐진 책처럼 세종 호숫가에 넓게 펼쳐진 도서관
누군가는 식은 지식을 얻으러 가고
누군가는 구내식당의 따뜻한 밥 때문에 간다
반찬은 신선하고 배부른 후 풍광은 더욱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