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CPS
5-2. 창의적 문제 해결 과정(CPS, creative problem solving)
트레핑거(D.J.Treffinger)와 아이작센(S.G.Isaksen) 등이 중심이 된 버팔로 대학 팀은, 창의적 사고를 문제 해결 과정으로 보고, 이것을 3가지의 구성요소와 6단계의 소 단계로 구성하였다.
1) 구성요소와 소단계
1. 문제 이해하기(Problem-Understanding)
(1) 문제 덩어리 찾기(Mess-Finding)
(2) 자료 찾기(Data-Finding)
(3) 문제 발견하기(Problem-Finding)
2. 아이디어 생각해내기(Generating -Ideas)
(4) 아이디어 찾기(Idea-Finding)
3. 행동을 위한 계획 세우기(Planning for-Acting)
(5) 해결책 찾기(Solution-Finding)
(6) 수용 가능한 해결책 고르기(Acceptance-Finding)
2) 국면과 지침
이들이 구성한 6단계를 정확히 알려면, 각 단계의 특성을 알기 전에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 있다. 이들은 여섯 가지 소단계들이 각각 두 가지의 서로 다른 국면으로 형성되어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 국면은 확산적(擴散的, divergent thinking) 사고의 국면이다. 확산적 사고는 이미 정답이 주어져 있는 ‘닫혀 있는 사고’가 아니라 ‘열려 있는 사고’이다. 예를 들어 ‘8, 6, 4의 다음 수는 어떤 수입니까’라는 질문에, 논리적(수학적) 사고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2’라고 답할 것이다. 이것은 숫자가 2씩 적어진다는 규칙을 발견해서 찾아낸 해답이다. 그러나 ‘2’ 이외에 다른 답은 없을 것인가? 만약 어떤 사람이 숫자의 의미나 형태를 파악하여 답했다고 해보자. 그리하여 8과 6은 구부러진 형태로 되어 있고, 그 다음에 오는 4는 직선의 형태로 되어 있다. 처음 두 수는 구부러진 형태이고 다음 수는 직선의 형태이니까 다음에 오는 수는 점점 적어지는 수 중에서 직선의 형태를 띠어야 한다. 그래서 ‘1’이 정답이다 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잘못된 생각인가? 열려 있는 사고나 확산적 사고에서는 이런 답을 비합리적이거나 무의미하다고 배척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사고가 권장된다. 모든 사람은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된다.’라고 정상적으로 답할 때 ‘봄이 온다.’라고 엉뚱하게 생각하고 표현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가장 널리 쓰이는 확산적 사고의 개념은 길포드에 의해서 정립되었다. 그는 확산적 사고의 요소로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 정교성의 네 가지를 들었다. 앞에서 보았지만 유창성은 많은 생각을 해내는 것을 말한다. 융통성은 다양한 생각을 해내는 것을 말한다. 독창성은 일반적이지 않는 생각을 해내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정교성은 더 좋은 생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자신의 생각을 추가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 국면은 수렴적(收斂的, convergent thinking) 사고의 국면인데 이 국면에서는 앞에서 나온 여러 생각들을 분석하고 평가한다. 수렴적 사고는 주어진 정보를 일정한 방법으로 결합하여 유익한 결과에 도달하는 사고이다. 주어진 자료 안에서 유일하거나 또는 최선의 결과를 얻는 것을 강조한다. 창의적 사고에서는 이 두 국면 사이의 역동적 균형이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창의성 하면 확산적 사고만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드레핑거 등의 모형에서는 수렴적 과정도 중요시 되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그리고 확산적 사고의 국면과 수렴적 사고의 국면에는 각각 우리가 조심해야 할 4가지 지침들이 있다. 우선 확산적 사고 국면의 지침은 다음과 같다.
① 판단을 늦추어라(defer judgement): 자신의 생각이나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성급하게 좋다고 혹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미리 판단해 버리면 우리는 기존의 습관이나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결국 자기 상자 속에 갖혀 ‘상자 밖에서 생각’할 수 없게 된다.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동안에는 판단을 하지 않는 사람과, 이 정도 아이디어를 냈으면 충분하지 하고 그만두려는 유혹을 받는 지점을 넘어서,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내려는 사람이 더욱 많은 훌륭한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② 많은 생각을 해내기 위해 노력하라(strive for quantity): 창의성을 가져오는 방법 중의 하나인 브레인스토밍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으라고 요구해야 최선의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③ 자유롭게 되어라(free wheeling): 다른 사람들이 비웃지 않을까 하는 식으로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라. 얼핏 보면 우습게 보이는 제안 중에 창의성이 깃들여 있는 경우가 많다.
④ 여러 가지로 조합 해 보라(seeking combinations): 먼저 나온 생각을 수정하기도 하고, 다른 제안과 결합시키기도 하여, 새로운 제 3의 제안으로 만들어 나아가라. 일상적으로 조합되지 않은 사물들을 다양하게 조합시켜 봄으로써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수렴적 사고 국면에서도 지침이 필요하다. 수렴적 사고 국면에서 주의하여야 할 것은 어떤 아이디어를 단칼에 베듯이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일반적으로 어떤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방법을 하나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자동차를 운전할 때 차를 세우는 단 한 가지의 방법, 즉 브레이크를 세차게 밟아 차를 급정거시키는 방법만을 알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정신 작용을 할 때에도 같은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왕왕 있다. 즉 우리들은 아이디어의 단점을 찾음으로써 우리들의 시각을 하나의 정답만을 찾는 데에 한정시켜 버린다. 그리하여 그럴듯한 제안을 강화하고 더 좋게 고치려 하지 않는다. 전쟁 중의 군인에게 전진 혹은 후퇴만 있듯이, 이것 아니면 저것 하는 식으로만 생각하면 비생산적이 되기 쉽다.
수렴적 사고를 할 때도 4가지 지침이 있다.
① 긍정적으로 판단하라(use affirmative judgement): 우리는 새로운 생각 속에 감추어져 있는 새로움을 포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긍정적 판단의 원리이다. 긍정적 판단은 수렴적 국면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강조점 혹은 그것을 관통하는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원리를 잘 활용하면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데 있어서 습관적으로 배여있는 안 된다는 패배 의식을 막을 수 있다. 이 원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묵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건설적인 것으로 만들어 가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제안의 한계점과 단점을 지적하기 전에 그것의 장점과 강점을 확인하는 것이다.
② 깊이 생각하라(신중하라, be deliberate): 이 지침은 수렴적 사고를 위한 도구나 방략(方略)을 체계적으로 사용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발전시키고, 정교화 시킨다는 것을 뜻한다. 수렴적 사고에서 심사숙고한다는 것은 집단 내의 의사 결정에서 대립과 충동을 막아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의사결정을 잘하기 위하여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가능한 모든 제안을 공개해야 하고, 거기에서 결정을 해야 한다.
③ 새로움을 고려하라(consider novelty): 우리는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 좋은 해결책을 생각해내기 위하여 적지 않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것을 본다. 그러나 일단 수렴적 사고 국면에 들어서면 앞에서 나왔던 참신한 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위험성이 덜한 구태의연한 안 혹은 각자가 평소에 생각하던 안을 채택하는 일이 많다. 그 결과로 우리들은 확산적 사고에서 모처럼 생산해낸 새로운 생각들을 버리고 마는 것이다. 참신함을 고려하라는 것은 확산적 사고 국면에서 나온 새로운 생각을 수렴적 사고 국면에서 살려나가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④ 흐름(과정) 속에 있어라(stay on course): 이것은 어떤 안에 대하여 수렴적 사고를 하고 있을 때 원래의 목적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항해자와 같이 우리는 어디에서나 목적지에서 눈을 떼지 말아야 하며, 항해 도중 그때 그때 항로를 결정하고 고쳐나가야 한다. 이것은 확산적 사고 과정에서 좋은 의견이 많이 나왔을 때 거기에 매몰되어, 방향 감각을 상실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앞에 놓인 대안들이 많이 있을 때, 우리의 초점이 어디 있느냐 혹은 어떤 것을 바라고 있느냐 하는 것이 그것들 중에서 선택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