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네 가지 행실
여자에게는 꼭 갖추어야 할 네 가지의 행실이 있으니 그 첫째는 부덕(婦德)이요, 둘째는 부언(婦言)이요, 셋째는 부용(婦容)이요, 넷째는 부공(婦功)이다.
여자의 덕이란 반드시 재주와 총명함이 남보다 훨씬 뛰어나야 한다는 것이 아니요, 여자의 말이란 반드시 청산유수처럼 구변이 좋아서 이익을 도모하는 언사여야 하는 것이 아니다. 용모도 반드시 얼굴이 아름답고 고운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솜씨 또한 마찬가지여서 반드시 공교로운 손재주가 다른 사람을 능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맑고 고요하고 다소곳하며 절개를 지키며 바르게 처신하고, 행동함에 있어서 부끄러움을 느끼며 움직이고 움직이지 아니함에도 법도가 있다면 이것이 바로 여자의 덕이라는 것이다. 말을 할 때도 써도 될 말과 써서는 안 될 말을 가려서 사용하고 욕설이나 난잡한 거친 말을 쓰지 않으며,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어준 다음 차근차근 자기의 생각을 말하여 남에게 언짢은 기분을 주지 않는 것을 여자의 말이라고 한다. 먼지와 때를 씻고 의복이나 치장을 청결히 하며, 수시로 목욕을 하여 몸을 깨끗하게 하는 것을 여자의 용모라고 한다. 오로지 길쌈에 전념하여 쓸데없이 히히덕거리지 아니하며, 술과 밥을 정갈하게 장만하여 손님에게 잘 대접하는 것을 여자의 공이라고 한다.
바로 이 네 가지가 여자의 큰 덕인지라 그대들은 이것을 폐기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실제로 행하기란 대단히 쉬운 것이므로 오직 마음속에 깊이 새겨두어야 한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인(仁)은 너무 멀고 요원한 것이나, 내가 인을 행하려고만 한다면 결국 그 인에 이르게 되느니라’고 했는데, 바로 이를 두고 말하는 것이다. <내훈(內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