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범의 세종에서 보내는 편지

세종에서 보내는 편지(환경에 대하여, 1. 서론)

이효범 2021. 4. 6. 21:42

o 세종에서 보내는 편지(환경에 대하여, 1. 서론)

 

참으로 오랜 만입니다. 그동안 죽음에 대한 책을 쓴 이후 에너지가 고갈되어, 이런 저런 잡문과 몇 편의 독후감 그리고 틈틈이 시를 쓰긴 했지만, 하나의 무거운 주제를 정리할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봄이 돌아오고, 봄꽃들이 화려하게 만발했다가, 짓궂은 봄비에 며칠 만에 허무하게 떨어지는 것을 보고, 비록 퇴직했지만 이대로 세월을 허송할 수 없다는 반성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 인류에게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인 환경문제를 생각해볼까 합니다. 이 문제는 지금 서울 시장에 누가 되느냐 하는 것보다도 훨씬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서울 시장은 누가 되더라도 서울 시민들은 잘 살아갈 수 있지만, 급속도로 악화되어가는 환경을 그대로 나둔다면, 아마도 우리 손자들은 지구라는 혹성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없을 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o 환경에 대하여(1. 서론)

 

미국의 환경운동가 레이첼 카슨(R.Carson)침묵의 봄(Silent Spring)이 나온 지 60년이 되었다. DDT같은 화학약품의 사용이 지구상의 인간과 생명체에 암과 같은 질병과 죽음을 초래한다고 고발한 이 책으로, 미국에서는 환경보호국이 신설되고, 유해살충제 사용이 금지되는 등 성과가 이루어졌지만, 전 세계적으로 환경의 심각성은 더욱 악화되었다. 이제 인간은 배()를 먹고 살아남으려고 하는 선원의 모습과 같다. 아니 고기의 뱃속에 갇혀 있는 절망적인 요나의 모습 같기도 하다.

 

2009<타임>지는 지구가 6번째 대멸종기(mass extinction)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했다. 지금 진행 중인 대멸종은 소행성충돌이나 지각변동이 아니고 순전히 인간에 의한 재앙이다. 44500만 년 전 오르도비스기말에 생물종의 86%가 사멸했다. 이것은 빙하기 도래, 우주의 감마선 폭풍, 화산 폭발에 의한 것이다. 37000만 년 전 데본기말에 생물종의 75%가 사멸했다. 이것은 빙하기 도래, 운석 충돌에 의한 것이다. 25100만 년 전 페름기 말에 육상생물 70%, 해양생물 96%가 멸종했다. 이것은 지구 온난화, 운석 충돌, 대규모 화산 폭발에 의한 것이다. 2500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말에 생물종의 80%가 사멸했다. 대규모 화산 폭발이 원인이었다. 6550만 년 전 백악기말에 공룡이 종말하고, 생물종의 76%가 멸종했다. 운석 충돌과 대규모 화산 폭발이 원인이었다. 지금 진행되는 대멸종을 학자들은 인류세라고 부른다. 이 말은 네덜란드 화학자 파울 크뤼천이 내놓은 개념이다. ‘人類世(Anthropocene)’인류(anthropo)’가 만든 새로운(cene)’ 지질 시대라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이 말은 인류가 지구 기후와 생태계를 변화시켜 만들어진 새로운 지질 시대로, 신생대 마지막 시기인 홀로세를 잇는 년대라는 의미이다.

 

미국 생물다양성센터는 우리는 6500만 년 전 공룡들의 멸종 이래로 가장 심각한 대멸종 사태에 직면해 있다.“하루에도 10여 종이 멸종하는 가운데 현재 대멸종이 진행되는 속도는 과거 대멸종의 1000배에서 1만 배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는 향후 50년 내에 현존 생물종의 30%에서 50%가 멸종할 우려가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또한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이정모 관장은 공생 멸종 진화에서 지난 다섯 번의 대멸종에서 최상위 포식자는 반드시 멸종했다.”고 지적하며 현재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도 공룡처럼 완전히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위기로 인해 1970422일 선진국 시민 수천만 명이, 뉴욕, 런던, 파리 등 대도시로 몰려나와 지구를 구해내자는 시위를 전개했다. 19726월 스웨덴 스톡홀름(Stockholm)에서는 UN인간환경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우리들은 역사의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선언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들은 전 세계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서 보다 더 사려 깊은 주의를 하면서 행동해야 하며, 현재 및 장래 세대를 위해 인간환경을 옹호하고 향상시키는 것은 인류에게 있어 지상의 목표, 즉 평화와 세계적인 경제사회발전의 기본적이고 확고한 목표에 버금가며, 또한 조화를 유지하면서 추구되어야 할 목표가 되었다고 강조하였다. 그 후 10년 후 19825, 케냐 나이로비에서 환경 선언이 있었다. 세계 공동체가, 우리들의 작은 혹성이 인간으로서의 존엄 있는 생활을 만인에게 보증하는 상태에서 장래세대에게 계승하는 것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모든 정부 및 국민에 대해 집단적이고 개별적으로 그 역사적 책임을 다하도록 요청하였다.

 

20151212,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는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을 맺었다. 파리 협정의 3대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a) 야심 찬(Ambitious): 지구 기온 상승 억제 폭을 2.0C -> 1.5C 이내로 상향, 지구온난화 원인인 온실가스 감축하고 기후변화 적응 행동 실천,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이용억제,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저탄소차 보급 확대, 건물·공장·공동 주택 등에 에너지 저감형 설계기준 적용, 제조. 유통에서 플라스틱·금속 등 탄소 배출량 많은 소재 이용 제한, 농수산업에서 온도 상승에 배비할 수 있는 신품종 개발·보급, 빗물 재활용 확대. (b) 구속력 있는(Binding): 55개국 이상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 종합 비중 55% 이상 국가가 비준하면 협정발효, 각국 5년 단위로 국가별 감축 목표(기여방안 NDC)를 유엔에 의무적으로 제출, 2023년부터 국제사회에서 각국 이행 방안 검증 -> 기여 방안 갱신 시 상향 조정만 허용. (c) 보편적인(Universal): 의무감축 대상 확대: 37개 선진국 +유럽연합(교토의정서) -> 195개 선진국·개발도상국 모두 온실 가스 의무 감축, 선진국 책임 인정: 온실가스 배출 책임 많은 선진국들이 개도국 기후 변화 적응 위해 2020년부터 연간 최소 1000억 달러 조성·지원, 개도국 피해 보상: 개도국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발생 시 국제사회서 피해·손실 보장, 국제협력 인정: 타국의 온실가스 감축 지원을 자국의 감축 실적으로 인정해주는 시스템 구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