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에 관한 좋은 문장들
유천우의 효
이효범
2020. 10. 20. 06:51
문도공(文度公) 유천우(兪千遇)에게 한 아우가 있으니 이름이 보(甫)이다. 권신 김인준(金仁俊)을 제거하고자 그 뜻을 공에게 말하였는데 공은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머지않아 그 일이 탄로가 났다.
김인준이 공에게 물었다.
“공은 이 일을 알고 있었습니까?”
공이 대답했다.
“알고 있었습니다.”
“알면서도 말하지 않은 것은 그 음모에 가담한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고하면 면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나, 노모의 마음을 상케 할 것이 두려워 그러지 않았습니다.”
이에 김인준이 말했다.
“전에 제 아우네 집에서 손들을 대접할 때 홍시가 있었습니다. 좌중의 손들이 다 그 맛이 좋다고 하였으나 공은 맛보지 않았습니다. 까닭을 물었더니 공은 가져다가 어머니께 드리려 한다 하였습니다. 저는 공이 어머니를 극진히 사랑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는 죄를 주지 않았다.
<이제현(李薺賢), 악옹패설(櫟翁稗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