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에 관한 좋은 문장들
의병장 조헌의 효행
이효범
2020. 10. 10. 07:35
조선 선조 때 학자이며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조헌은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새 어머니를 맞이했다. 조헌은 새어머니를 지극한 효성으로 섬겼으나, 새어머니는 그를 매우 엄하고 가혹하게 다루었다.
어느 날 조헌이 외가에 갔더니 외할머니가 조헌을 붙들고 울면서 새어머니의 학대를 들추어 푸념했다. 조헌은 묵묵히 듣고 있다가 집으로 돌아온 뒤 한 동안 외가에 가지 않았다.
몇 달 후 조헌이 외가에 가자 외할머니는 그 동안 왜 한 번도 오지 않았냐고 물었다.
“저번에 할머님께서 어머니의 잘못을 들추셨을 때 자식된 도리로 도무지 민망해서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비록 그 몸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을지언정 엄연한 어머니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차마 그 동안 찾아뵐 수가 없었습니다.”
외할머니는 조헌의 깊은 효성과 공경심에 놀라 다시는 그 앞에서 새어머니의 험담을 하지 않았다. 새어머니도 마침내 조헌의 지성에 감복하여 자기가 낳은 자식들보다 그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가 죽자 밤낮으로 통곡하며 슬퍼했다.
“어찌 이런 인물을 다시 보랴. 다만 다른 어미의 몸을 빌려 태어났다 뿐이지, 이 애야말로 진실한 내 아들이다.”
<의병장 조헌의 효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