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범 2020. 7. 17. 07:39

o 자전거

 

  구녕  이효범

 

싸락눈 오는 저녁 자전거를 탔다.

집은 멀고

가난이 바람을 막지 못했다.

마른 몸을 실은 두 바퀴가 미끄러져

정신까지 위태롭게 했다.

뒤에 오는 사람이 손짓한다 해도

나는 강변하지 않으련다.

 

하늘도 도와주지 않던 젊은 겨울날

쓰러지던 쪽으로 온몸을 던진 것이

오늘의 나로 일으켜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