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오늘(시집)

오래된 오늘

이효범 2020. 7. 16. 05:54

o 오래된 오늘

 

구녕  이효범

 

사람은 오늘 죽는다

내일이 아니라 오래된 오늘 죽는다

묘지에 쓰인 날짜는

타인의 죽음이다.

 

고양이에게 쫓긴 쥐가

어두운 구멍으로 도망쳐 들어가듯

오늘 막다른 순간 빈 구멍으로

홀로 내가 연습도 없이 빨려 들어간다.

 

내일이면 세상은 있어도 내가 없다

나의 죽음은 글자가 된다

나의 죽음은 타인의 먹이가 된다

나는 밝은 어둠으로 해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