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49, 우상혁)

이효범 2023. 11. 8. 10:51

o 나이 70에 부르는 인생 노래(49, 우상혁)

 

o 우상혁

 

구녕 이효범

 

그는 겉옷을 벗는다.

188cm, 날렵하다.

두 손을 크게 들어 박수를 친다.

관중의 호응을 유도하며,

기를 모운다.

정면을 주시한다.

일정한 리듬으로 달린다.

한순간 전력으로 튕겨 오른다.

몸을 새우등처럼 뒤로 눕힌다.

공중에 걸린 가로대를 넘는다.

기쁨에 넘쳐 탄성을 지른다.

가로대를 조금 더 올린다.

두 볼이 결의로 붉어진다.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가로대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옷깃만 스쳐도 떨어지는 수평 막대

아쉽게 탄식한다.

오늘 이 주어진 공간에서

오직 한 사람만이 가장 높이 오른다.

그 높이만 기록되어 기억된다.

2.36m.

2.45m를 넘을 수 있을까?

사람은 새가 아니다.

이미 비행기도 발명되었다.

도둑에게도 필요 없는 동작이다.

벼룩이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을

우상혁은 왜 온몸을 바치려는가?

그런데 나는 왜 굳어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