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입니다. 시를 지어봅시다.4
o 가을입니다. 시를 지어봅시다. 4
구녕 이효범
1-4. 우리는 인생을 노래하며 교훈을 주려고 시를 쓰기도 합니다. 전통적인 우리 시조에는 교훈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팔순의 정몽주 어머니 영천 이씨는 시조 한 수를 불러. 아들의 이성계 병문안을 만류했다고 합니다. “까마귀 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마라. 성낸 까마귀 흰빛을 새우나니, 청강에 조히 씻은 몸 더럽힐까 하노라.” 여기서 백로는 고려를 수호하며 온건한 개혁을 주장하는 정몽주를 가리킬 것입니다. 그리고 까마귀는 조선 건국을 외치는, ‘하여가’를 쓴 이방원 같은 급진 개혁파를 말할 것입니다. 그런 특정한 상황을 떠나서도, 이 시조는 일반적인 교훈시로도 얼마든지 해독할 수 있습니다.
‘씨알의 소리’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함석헌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시도 우리에게 진정한 친구가 누구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가졌는가// 불의(不義)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며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가졌는가”
작자를 알 수 없는 <삶을 위한 지침>이라는 시도 좀 길지만, 우리가 한번 음미해보면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시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많이 그리고/ 진심으로 기뻐하며 주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시를 외우라./ 들리는 모든 것을 밎지는 말라./ 때로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써버려라. 아니면/ 실컷 잠을 자라.//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믿으라./ 다른 사람의 꿈을 절대로 비웃지 말라,/ 꿈이 없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니까./ 사랑은 깊고 열정적으로 하라, 상처받을 수 있지만,/ 그것만이 완전한 삶을 사는 유일한 길이다.// 위대한 사랑과 위대한 성취는/ 엄청난 위험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실패하더라도, 그것을 통해 배움을 얻는 일에까지/ 실패하지는 말라.// 때로는 침묵이 가장 좋은 해답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라./ 변화하는데 인색하지 말라. 그러나/ 자신의 가치관을 지키라./ 무엇보다 바람직하고 존경할 만한 삶을 살라./ 늙어서 자신의 생을 돌아볼 때/ 또다시 그것을 살게 될 테니까.// 신을 믿으라, 하지만 차는 잠그고 다니라./ 숨은 뜻을 알아차리라./ 당신의 지식을 남과 나누라,/ 그것이 영원한 삶을 얻는 길이므로./ 기도하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힘이 거기에 있다.// 자신이 실수한 것을 깨닫는 순간, 즉시 바로 잡으라./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돠 결혼하라./ 늙으면 그것이 아주 중요해질 테니까./ 하지만 가끔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라.// 일 년에 한 번은, 전혀 가보지 않았던 곳을 찾아가라./ 돈을 많이 벌었다면/ 살아 있을 때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쓰라./ 그것이 부가 가져다주는 가장 큰 만족이다./ 자신이 원하는 걸 얻지 못하는 것이 때로는/ 큰 행운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규칙을 배우고 나서, 그중 몇 가지를 위반하라./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포기했는가를/ 자신의 성공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으라./ 자신의 성격이 곧 자신의 운명임을 기억하라.”